연말 보조금 전쟁 예고
수익 많이 남기면 통신비 인하 압박 부담
'아이폰6S' 출시 앞두고 비용 투입 가능성
수익 많이 남기면 통신비 인하 압박 부담
'아이폰6S' 출시 앞두고 비용 투입 가능성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 이후 마케팅 비용을 아끼며 '실탄'을 비축한 이동통신사들이 4분기 지원금을 높이며 가입자 유치전에 나설 태세다. 이동통신 3사는 올해 이렇다 할 '보조금 대란' 한 번 없이 한 해를 보냈다. 하지만 단통법 이후 너무 이익을 남겨도 부담이 되는 상황이어서, 시장에 지원금을 풀 때가 왔다는 예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미 이통 3사는 아이폰6S 출시를 앞두고 갤럭시S6 등 구형 제품들의 가격을 10만~20만원 낮췄다. 당장 오는 23일 아이폰6S 출시를 기점으로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는 단통법 시대 첫 연간 실적 성적표를 받아들기까지 2개월을 앞두고 있다.
이통3사의 올 3분기 실적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올 한해 큰 '보조금 대란'이 없었던 만큼, 현 추세대로라면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증권가에서는 이통3사의 올해 영업이익을 3조3000억~3조7000억원까지 전망하고 있다. 2조1000억원대에 머무른 지난해에 비하면 늘어난 것이다. 이 같은 이익 증가는 이통 3사 사업규모가 확대됐기 때문이 아니라, 단통법 시행 이후 번호이동 가입자 유치경쟁을 위한 마케팅 비용이 줄었기 때문이다.
업계는 단통법 이후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서 이제까지 마케팅 '실탄'을 모아뒀다. 따라서 4분기엔 '진검승부'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가 단통법 이후 1년간 조심스레 사업을 운영해 온 측면이 있기 때문에 연말 결산을 앞둔 4분기에는 그동안 아껴놓은 비용을 많이 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SK텔레콤은 지난해 3조5730억원 마케팅비용을 지출했지만, 2분기까지 절반도 안되는 1조5860억원 밖에 쓰지 않았다. KT는 지난해 2조7484억원 마케팅비용을 지출했지만, 2분기까지 9315억원을 지출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지난해 2조962억원 마케팅비용을 썼지만 올 2분기까진 9795억원만 썼다.
규제 기관 움직임도 지원금을 많이 쓰도록 유도하고 있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최근 국정감사 등을 통해 "이동통신사들이 지원금 하한선을 높일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며 사실상 지원금 상향을 압박했다. 이통사로서는 과도한 영업이익을 낼 경우 통신요금인하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시장에는 벌써 경쟁 조짐이 보인다. 이통사들은 LG V10과 아이폰6S 등 신제품 출시를 계기로 갤럭시S6와 아이폰6, G4 등 구형 스마트폰에 대해 출고가는 낮추고, 지원금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낮춰 가입자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다. 주요 제품들은 대부분 가격이 10만~30만원까지 내려갔다. 오는 23일 출시 예정인 아이폰6S는 92만원으로 출고가가 전작에 비해 10만원 가량 높아졌다. 애플이 올린 가격을 이통사가 메우는 이상한 상황이지만, 이통사는 한 대라도 더 팔기 위해 치열한 지원금 경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한편 업계에선 4분기 이통사의 진검 승부를 앞두고 지나친 출혈경쟁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통사 관계자는 "단통법 시행 첫 분기인 지난 2014년 4분기, 예상을 깨고 이통사 영업이익이 15% 가량 줄어든 사례가 있다"며 "단통법 이후 시장 규모가 축소되며 산업 성장척도인 전체 매출은 줄어들고 있어, 영업이익이 조금 늘었다고 해서 건전한 상황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s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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