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광장] 온라인게임, 위기 속에 기회있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510/2015102302102351102001[1].jpg "[DT광장] 온라인게임, 위기 속에 기회있다")
요즘 국내 게임업계에 어울리는 사자성어를 꼽자면 '격세지감'이 아닐까 싶다. 몇 년 전부터 모바일게임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국내 게임 시장 안팎의 환경이 급변했기 때문이다.
2012년 '애니팡'과 '드래곤 플라이트'의 흥행과 함께 시작된 스마트폰 게임의 폭발적 성장은 모바일게임 시장의 도래와 팽창, 성숙을 동시에 야기시켰다. 출퇴근길과 등하굣길에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즐기는 남녀노소를 목격하는 것이 일상이 됐을 정도로 스마트폰은 손 안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동반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이 대세가 되어버리면서 '게임 = 모바일게임'이라는 등식이 성립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바일게임 산업의 고속 성장과 다수 '빅히트' 게임의 등장은 게임사들과 개발자들에게 신(新)엘도라도(전설속 황금의 도시)를 꿈꾸게 만들었다. 실제로 수많은 신생 모바일게임 개발사들이 출현했을 뿐 아니라, PC 온라인게임을 주력으로 삼았던 기업들도 모바일게임 개발과 서비스에 눈을 돌린 것이다.
모바일게임은 상대적으로 적은 개발 인력과 개발비로 빠르게 시장에 진입해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하지만 최근 모바일게임 성공 트렌드가 캐주얼 게임에서 하드코어 역할수행(롤플레잉) 중심으로 급재편되면서 기존의 장밋빛 전망에도 서서히 금이 가고 있다. 특히 매출 상위권의 고착화 현상이 심화하면서 신작들의 시장 진입 및 안착이 더욱 요원해졌다.
최근 출시되는 대형 모바일게임들의 경우 PC 온라인게임 급의 개발비와 마케팅 비용이 소요된다. 자본력과 유통력이 부족한 중소형 개발사들은 점점 더 설 자리가 좁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런 점에서 모바일게임 시장은 더 이상 성공의 과실을 제공하는 '블루오션'이 아니다. 대규모 프로젝트와 몇몇 서비스사(퍼블리셔)의 그늘 아래 놓여 있는 '레드오션'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국내 PC 온라인게임 시장은 현재 어떤 상황일까. 여전히 이 시장의 규모는 상당하다. 특히 이용자들의 관심도와 기대감이 건재한 만큼 성공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2014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3년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의 성장세는 꺾였지만 그 규모는 5조 2887억원으로 모바일게임 시장(2조 4255억원)보다 배 이상 크다.
기존 온라인게임들의 인기도 여전하다. '리그오브레전드'는 국내 e스포츠의 대명사로 자리잡았고, 국내 대표 장수 브랜드인 '리니지'는 올 상반기 151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온라인게임 시장의 건재함을 증명했다. 그 외 '서든어택', '마인크래프트', '테일즈런너', '디아블로3' 등의 게임들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이들 게임은 PC 온라인게임 시장이 재도약하는 데에 밑거름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주요 게임사들이 수년 째 준비 중인 기대작들이 출시를 앞두고 있는 만큼,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은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부산에서 개최된 국제게임쇼 '지스타' 기간 공개된 영상으로 게이머들의 마음을 흔들었던 '로스트아크'를 비롯해 '리니지 이터널', '문명 온라인', '페리아 연대기' 등은 아직 출시 전임에도 이용자들 사이에서 큰 기대감을 형성하고 있다.온라인게임은 모바일게임에 비해 여러 측면에서 매력적인 비즈니스 분야다. 먼저 모바일게임보다 긴 제품 수명 사이클(PLC)을 가지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기에 보다 용이하다. 게임사들은 이를 활용해 다방면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또 온라인게임의 IP(지적재산권)을 활용해 모바일게임을 개발·출시할 경우, 기존 게임 이용자들을 새로 출시한 게임의 이용자로 유입하기가 수월하다. 이를 통해 PC 온라인게임의 약점인 이용자 접근성이나 게임 잔존율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소비자의 요구와 시장의 유행은 고정불변이 아니라 롤러코스터처럼 상황에 따라 뒤바뀌기 마련이다. 돌이켜보면 기회는 항상 위기 속에서 찾아왔다. 현재 PC 온라인게임이 처한 상황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모바일게임이 득세지만, 게임의 본질인 '재미'에 충실하고 완성도 높은 게임을 개발해 이용자와 호흡한다면, PC 온라인게임은 다시 '엘도라도'의 자리를 꿰찰 것이다.
김선호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 캐주얼게임사업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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