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AP '엑시노스 8890'
애플·퀄컴에 이어 세번째
애플·퀄컴에 이어 세번째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사상 최초의 자체 설계 코어를 적용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연내에 양산할 계획이다.
모바일 AP 기업 중에서 ARM 표준 디자인를 변경한 독자 설계 커스텀(Custom) 코어를 선보인 기업은 애플, 퀄컴에 이어 세 번째다. 모바일 AP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기술적 입지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늦어도 12월부터는 기흥 공장에서 삼성 최초의 커스텀 코어인 'M1'(가칭)을 적용한 차세대 AP '엑시노스 8890'을 양산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을 퀄컴의 '스냅드래곤820'과 함께 내년 1분기 출시할 예정인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에 탑재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현재 두 AP의 샘플 제품을 토대로 최적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스템 반도체 기업이 커스텀 코어를 설계해 내놓는다는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 칩 디자인부터 제조 공정 등 모든 부문에서 오랜 기술력 축적이 필요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현재 반도체 시장에서 독자적인 중앙처리장치(CPU) 설계 기술을 가진 기업은 인텔, 애플, 퀄컴, AMD, ARM 정도이며, 이중 모바일 AP 시장에서 실질적으로 사업하는 기업은 애플과 퀄컴뿐이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엑시노스 시리즈에 영국의 반도체설계회사인 ARM의 표준 코어(코어텍스)를 거의 그대로 사용했다. ARM 표준 코어를 바탕으로 삼성전자는 엑시노스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모뎀칩,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을 통합한 칩세트를 생산해왔다. 이와 달리 애플이나 퀄컴은 ARM의 설계를 수정해 좀 더 소프트웨어, 디바이스에 최적화한 코어 아키텍처를 직접 개발해왔다.
애플과 퀄컴이 독자 설계한 AP를 만든 이유는 모바일 기기의 특성 때문이다. 모바일 기기는 일반적으로 제한된 배터리 전력량과 사용할수록 발열이 높아진다는 단점 때문에 아키텍처의 이론적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올해 '스냅드래곤810'을 출시하며 독자 설계 아키텍처인 크레이트(Krait)를 포기하고 표준 코어를 도입한 퀄컴이 발열 논란에 휘말린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미디어텍, 화웨이, 스프레드트럼 등 중화권 기업이 공세를 펼치고 있는 AP 시장에서 차별화 포인트를 갖게 됐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독자 코어를 개발했다는 것 자체로는 긍정적인 부분이지만 삼성의 독자 설계 AP가 갤럭시 스마트폰에 어느 정도 안정화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황민규기자 hmg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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