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팔라' 9월 판매량 K7 제치고 첫 2위 … 'SM7' LPG차 시장 약진
준대형차 시장에서 국산차 삼인자들의 돌풍이 판세를 뒤흔들 만큼 거세지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의 아성을 위협하는 존재가 이제 비단 수입차만은 아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자동차는 이달 들어 준대형차 K7의 할인 폭을 기존보다 20만원 추가해 100만원까지 늘렸다. 대형차 에쿠스의 할인 폭도 기존 5%에서 2배 이상 올린 10%로 확대해 판매 중이다.
현대·기아차가 대표 준대형·대형차를 대상으로 할인에 나서는 이유는 지난 몇 년간 법인차 시장에서 독주하던 판세에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GM과 르노삼성차의 준대형차 판매량은 모두 합쳐 1만여대 수준으로, 기아차 K7 단일 차종 판매량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하지만 두 업체는 신차를 내세워 올 하반기부터 분위기를 반전했다.
지난 8월 출시한 한국GM의 쉐보레 임팔라는 지난달 기아차 K7을 제치고 현대차 그랜저에 이어 준대형차 판매 2위에 올랐다. 한국GM은 소비자 판매 외에 렌터카 및 리스 등 그동안 약세였던 법인차 시장에서 임팔라를 앞세워 수요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가 주였던 국산 법인차 리스트에 임팔라가 새롭게 더해지면서 대대적인 판도 변화도 예고하고 있다.
한국GM이 준대형차 시장에서 2위에 오른 것은 GM대우 시절까지 포함해 이번이 처음이고, 한 달에 준대형차를 1000대 이상 판매한 것도 첫 사례다. 출시 당시 그랜저와 아슬란, K7 등을 정조준하고 등장한 임팔라의 주문 대기물량은 이미 1만대가 넘었고, 판매량이 예상을 뛰어넘자 한국GM은 GM 본사와 국내 생산을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GM이 법인차 시장에서 수요를 확대하고 있다면, 르노삼성차는 LPG차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르노삼성차가 지난 8월 출시한 SM7 LPe는 지난달 724대 팔려 현대 그랜저 LPi(1065대)에 이어 국내 LPG차 시장에서 2위에 올랐다. 출시 첫 달 404대에서 80%가량 판매량이 늘었다. 그랜저 LPi와 함께 준대형 LPG차 시장을 나눠 갖던 기아차의 K7 LPi는 지난달 232대로 3위로 밀렸다.
그동안 LPG차 시장은 현대·기아차 외에 다른 국산차 업체들이 뛰어들지 않았지만, 르노삼성차는 올 들어 SM7과 SM5 도넛 탱크 모델을 통해 이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르노삼성차 LPG 모델은 도넛 모양의 연료 탱크를 트렁크 밑에 배치해 기존 LPG차보다 적재공간을 넓힌 것이 장점이다.
반면 같은 기간 준대형차 시장에 새로이 진출했던 현대차 아슬란은 올해 판매 목표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채 자존심을 구기고 있다. 아슬란의 올해 판매 목표는 2만2000대지만, 올 들어 9월까지 7088대 판매에 그쳤다. 지난달에는 임팔라(1644대)의 절반인 821대에 불과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 출시한 아슬란을 제외하면 올해 현대·기아차의 준대형차 신차가 부재했던 점도 나머지 업체들의 활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연말 연초 신차 출시 이후에도 지금과 같은 경쟁력을 보일 수 있을지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재웅기자 ripbir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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