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시장 1·2위 업체가 전체 매출액 96% 차지
프로세서·모뎀 등 산업 규모 감소 … 경쟁력 약화
프로세서·모뎀 등 산업 규모 감소 … 경쟁력 약화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제외한 한국 반도체 산업 매출액이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메모리 시장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두 기업의 매출액이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하며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저변이 강화하고 있는 듯한 '착시' 효과를 유발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두 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반도체 산업 규모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한국 반도체 매출액에서 삼성전자가 66.9%(199억6300만달러), SK하이닉스는 28.7%(85억5600만달러)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두 기업의 매출 비중 점유율을 합치면 95.5%에 달하며 가장 최근 자료인 2분기 자료를 토대로 보면 95.7%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램, 낸드플래시 등 주요 매출 품목의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기록적인 매출 신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두 기업의 매출액은 2013년 459억달러에서 지난해 541억달러로, 올해의 경우 600억달러 돌파가 확실시된다. 동시에 우리나라 반도체 매출액에서 두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3년 93%, 2014년 94.6% 등으로 계속 상승하고 있다.
반면 두 기업을 뺀 나머지 기업들의 매출액은 점점 줄고 있다. 삼성전자 지난해 전년보다 50억달러 매출액을 늘렸고 SK하이닉스는 33억달러 매출액을 늘린 반면 두 기업을 제외한 국내 반도체 매출액은 2013년보다 8억달러 가량 감소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한국 팹리스 업체들이 기존 반도체 설계로 수익을 내기 어렵자 이종산업으로 진출한 부분까지 수치에 반영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매출 감소폭이 더욱 클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반도체 산업의 저변이 흔들리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메모리뿐만 아니라 프로세서, 모뎀, 센서 등 다양한 반도체 기업들이 공존하며 강력한 기반을 형성하는 미국, 일본, 대만 등과 비교했을 때 구조적인 취약점이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매출액이 줄게 되면 한국 반도체 수출 전체가 타격을 입는 셈이기 때문이다.
주요 반도체 생산국가들의 매출 구조를 살펴봐도 특정 소수의 기업이 전체 매출의 90% 이상 비중을 차지하는 경우는 없다. 일본의 경우 최대의 반도체 회사인 도시바의 매출 비중이 전체의 20% 수준에 불과하고, 반도체 최강국인 미국은 인텔, 퀄컴, 마이크론 등 TOP3 기업의 매출을 모두 합쳐도 전체의 50%에도 미치지 못한다.
황민규기자 hmg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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