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 기억- 통신 기능 하나로… 고효율화 실현
침체기 맞은 메모리 시장서 '제2의 도약' 기대
침체기 맞은 메모리 시장서 '제2의 도약' 기대
삼성전자가 TSV(실리콘 관통 전극) 기술을 기반으로 메모리와 로직(시스템반도체)를 하나로 묶는 통합칩 솔루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연산(CPU), 기억(메모리), 통신(모뎀) 등을 하나로 묶은 통합칩을 차세대 비즈니스로 키울 계획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공정 안정화에 성공한 TSV 기술과 패키지온패키지(PoP), 독자적인 시스템 반도체 설계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통합칩 솔루션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삼성이 독자 설계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의 개발을 본격화한 2013년부터 추진해 온 프로젝트다. 고성능 D램 또는 HBM(고대역폭메모리),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제품을 AP와 직접 연결해 성능과 전력 효율성을 모두 잡겠다는 전략이다.
TSV 수직 적층 기술은 일반 종이의 절반도 안되는 두께로 얇은 DDR4 D램 칩에 수백개의 미세한 구멍을 뚫고, 전도체로 채워 칩을 관통하는 전극을 형성해 상단 칩과 하단 칩을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기술을 말한다. TSV 방식을 통해 만들어진 제품은 기존 와이어를 이용한 방식과 비교해 다양한 부분에서 뛰어난 성능을 낼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로직과 메모리를 융합해 새로운 반도체 솔루션을 제공하는데 교두보 역할을 할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원칩 솔루션 구현과 관련한 핵심 기술을 대부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원칩화를 구현하는 방식으로는 통상 TSV, PoP, 팬아웃(Fan Out) 방식 등이 있다. 이 가운데 TSV와 PoP의 경우 사실상 기술적으로 완성단계에 접어들었다. PoP의 경우 지난해부터 삼성전자가 웨어러블 기기용으로 양산하고 있는 '이팝(ePoP)'이 대표적 사례로, D램과 낸드, 컨트롤러를 하나로 묶어 AP 위에 바로 쌓을 수 있다.
삼성전자가 추진하는 통합칩의 경우 기존 퀄컴이 생산하는 'AP+모뎀' 방식보다 광범위하다. 통신모뎀 기술력이 강점인 퀄컴은 AP와 모뎀칩, GPU 등을 하나로 묶는 스냅드래곤 시리즈로 모바일 시장의 칩세트 비즈니스를 주도해왔다. 다만 메모리 영역과 통합은 시도한 적이 없었다. 올해 인텔이 내놓은 3D 크로스포인트 기술 또한 CPU 영역과 메모리 영역의 통합을 지향하지만, 아직 서버, PC 등에 한정돼 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로직과 메모리를 통합한 원칩 솔루션을 안정화할 경우 침체기에 접어든 메모리 시장에서 '제2의 도약'을 맞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업계 한 전문가는 "현재 모바일 시장에서 AP, 메모리, 모뎀칩 사업을 모두 갖춘 기업이 없고 원칩 솔루션의 핵심 기술인 3D 핀펫 공정을 안정화한 기업 또한 삼성뿐"이라며 "원칩화, 고효율화는 IoT 시장을 주도할 필수 무기"라고 설명했다.
황민규기자 hmg8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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