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제공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 현택환 단장팀은 그래핀과 나노입자를 접목해 암세포를 신속하게 진단·치료하는 '다기능 내시경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전체 암 중 세 번째로 발병률이 높은 대장암은 내시경을 통해 검진한다. 하지만 확진까지 추가 검사가 필요하고 작은 종양은 적시에 발견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투명전극으로 쓰이는 은 나노와이어와 그래핀을 합성한 후 산화이리듐을 증착해 그래핀 복합체를 만들었다. 이 복합체는 투명소자로, 내시경 렌즈 위에 붙여 암 진단과 치료에 쓸 수 있다. 연구팀은 또한 암의 생화학 정보를 측정하는 센서를 부착해, 별도의 조직검사 없이 대장암 여부를 파악할 수 있게 했다. 이 내시경은 고온·고압에서도 기능을 유지해 살균과 고주파 열치료 등이 필요한 실제 수술과정에 활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그래핀 복합체와 함께 나노치료입자도 만들었다. 이 입자 표면에 항체가 입혀져 특정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결합하고, 내부에 형광물질을 넣어 작은 종양까지 찾아냄과 동시에 암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나노치료입자는 정맥주사를 통해 체내에 주입한다. 이 입자는 금 나노막대와 항생제를 함유한 고분자가 감싸고 있어, 내시경 빛을 받으면 약물을 방출한다. 주변 정상조직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암세포만 골라 치료하는 것이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됐다.
이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30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연구를 주도한 김대형 교수(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는 "그래핀과 나노입자를 동시에 의료기기에 적용한 것은 처음"이라며 "임상을 거쳐 로봇을 이용한 다양한 질병 진단과 치료에 광범위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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