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호기 도입후 '3호기' 무상인수처 찾지 못해… 연 60억 운영비 부담
기상청의 100억원 짜리 슈퍼컴퓨터 3호가 갈 곳을 잃었다.
1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009년 도입된 기상청 슈퍼컴퓨터 3호기는 지난해 말 4호기 도입 이후, 무상인수 등으로 처리방안을 논의했지만 현재 인수처를 찾지 못한 상태로 나타났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까지 슈퍼컴 3호기의 인수처를 찾지 못했다"며 "최종적으로 인수처를 찾지 못하면 슈퍼컴 1·2호기처럼 폐기되거나, 전시용으로 사용된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지난 2000년부터 5년마다 새로운 슈퍼컴퓨터를 도입하고 있다. 2000년 슈퍼컴퓨터 1호기 도입을 시작으로 2005년(신바람, 바람), 2010년 3호기(해온, 해담, 해빛, 해남) 그리고 내달 중순까지 4호기(우리, 누리, 미리)를 새롭게 설치한다.
슈퍼컴 3호기는 지난 2009년 도입 당시 500억원에 기상청이 사들였다. 이후 지난해 하반기 4호기 '우리'의 도입 이전까지 일기예보와 기상정보 서비스에 사용했다.
내달 중순 슈퍼컴 4호기 추가 호인 미리, 누리가 설치 완료됨에 따라 해온, 해담, 해빛, 해남은 그 역할을 다하게 됐다.
기상청은 지난 9월 충북 오창 슈퍼컴퓨터센터에서 슈퍼컴 무상인수 설명회를 열고 인수 대상자를 물색했다.
부산대학교를 비롯한 세 기관이 무상 인수 의향을 보이기는 했지만 매년 60억원이 드는 운영비용에 좀처럼 인수자가 나서지 않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해온, 해담은 연간 60억원의 운영비용이 든다"고 설명했다.
빅데이터가 부각되면서 슈퍼컴이 특정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특수 디바이스로 사용되는 것에서 일반적인 디바이스로 전환되고 있기는 하나, 억단위 운영비용이 기상청 슈퍼컴의 재활용 발목을 잡고 있다.
이 와중에 기상청의 슈퍼컴퓨터 3호기 '해온과 해담'은 지난 4월 국가가 보유한 물품 중에서 가장 비싼 가치가인 128억원으로 4년째 1위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애물단지' 타이틀까지 달게 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9월 이후 별도의 무상인수 설명회는 진행하지 않았지만, 관심을 보이는 기관이 있다"면서 "3호기 4대 모두 인수하지 않아도 분리 인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송혜리기자 sh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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