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전망] 미 금리 인상, 위기인가 기회인가](http://contents.dt.co.kr/images/201512/2015122102150151607001[1].jpg "[이슈와 전망] 미 금리 인상, 위기인가 기회인가")
미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는 2008년도 금융 위기 이후 처음이며, 9년하고도 6개월만에 일어난 일이다. 사실 이는 크게 놀라운 뉴스는 아니다. 여러 정황상 미국의 금리 인상은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미국의 금리 인상을 언론들은 연이어 보도하고, 국민들은 관심을 갖는가.
이에 대한 대답을 하기 전에 먼저 미국 금리가 오르게 되면 예상되는 상황부터 살펴보자. 오늘 이전까지의 상황과 같이 미국의 금리가 낮다면, 해외의 신흥국 등에 투자를 한 투자자들은 미국에서 낮은 금리(싼 이자)로 돈을 융통할 수 있다. 하지만 금리가 오르면, 이렇게 융통했던 투자금이 다시 미국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외국의 투자 자본의 크기는 대부분 거액이기 때문에 금리 인상에 매우 민감하다는 것이 그 근거라고 할 수 있겠다. 즉, 투자자들은 금리 인상으로 인해 손실이 날 것을 우려해 자연스럽게 투자금을 회수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투자자가 줄어들면 기업들이 그동안 저금리로 자금을 융통해 투자하는 과정에서 증대된 이윤으로 인해 기업의 순이익이 늘어나 상승하던 주가가 하락할 우려가 있다. 금리가 높아지게 되면 투자금이 회수되고, 또한 차용한 금액의 이자 비용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금리의 증가는 다른 변수가 불변할 경우 자산평가이론에 따라 주식 시장의 위축과 주가의 하락으로 이어지게 된다.
또한 현재 한국의 가계 대출 규모는 2012년 기준 1000조원 시대에 도달하여 올해 10월 역대 최대로 증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이 장기적으로 한국의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경우, 가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그렇다면 미국의 금리 인상은 한국에 큰 위기인 것인가.
다시 투자자가 줄어드는 시점으로 돌아가 보자. 투자금이 미국으로 다시 흘러들어 오면, 미 달러화의 강세가 예상되며, 이는 일반적으로 수출에는 이로운 현상으로, 수입에는 좋지 못한 현상으로 예측된다. 물론 금리라는 요인만 가지고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겠지만, 이 경우는 수출과 수입에 영향을 주는 다른 요인들이 모두 불변한다고 가정하였을 때 미국 금리만 오르게 된다면 환율이 상승해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미국의 금리 인상이 국내의 금리를 인상시켜 가계 부채가 최고치인 이 시점에 더욱 경제를 어렵게 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의 상황을 살펴보면 반드시 한국의 금리 인상이 미국의 금리 인상의 영향을 받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미국의 금리가 0.25% 인상이 되었어도, 현재 한국의 기준 금리와의 격차가 여전히 존재하므로 아직 여유가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는 미국의 금리 인상의 배경을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미국은 현재 낮은 실업률로 사실상 고용시장의 불안감이 적으며, 경제 성장률도 최근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미국은 금리 인상을 단행하게 된 것이다. 즉, 한국도 고용의 안정과 경제 성장률을 상승세로 바꾸는 정책을 펼치면 되는 것이다. 또한 미국의 금리가 오를 경우, 부동산 가격 하락 및 가계 부채 증가 등이 우려되기 때문에, 정부와 한국 은행의 국내 기준 금리에 대한 대책과 외환 보유액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또한 투자 비용은 적게 들면서 높은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사업의 발굴 및 현재 진행 중인 청년 창업에 대한 투자에도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옛 속담처럼, 경제 대국의 금리 인상에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알고, 이에 대한 정책과 실천만 뒷받침된다면 이와 같은 상황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김수욱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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