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환경서도 보안 기술력 매우 중요
바이오 정보 결합한 공인인증 서비스 눈앞
기존 보안 방식 바꿔야 금융혁신 성공할 것
바이오 정보 결합한 공인인증 서비스 눈앞
기존 보안 방식 바꿔야 금융혁신 성공할 것
![[포럼] 인터넷전문은행, 보안방식 바꿔라](http://contents.dt.co.kr/images/201601/2016010602102251800001[1].jpg "[포럼] 인터넷전문은행, 보안방식 바꿔라")
새해가 밝았다. 올해 초 본격 영업을 시작하게 될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산업계 안팎의 기대가 크다. 이미 90년대 중반 인터넷은행을 도입해 핀테크 산업의 선도국 대열에 오른 미국 등 선진국은 물론 우리보다 뒤쳐진다고 평가되던 중국보다도 늦은 출발이지만, 금융 경쟁력 강화는 물론 낙후된 우리 금융업의 관행을 바꿀 확실한 메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분명 인터넷전문은행은 그 시작만으로도 기존 금융권이 제공해 온 금융 서비스의 많은 부분을 바꿔 놓을 것이다. 과거에는 대출 신청, 예·적금 신청 등을 위해 고객이 은행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야 했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은 고객이 은행 창구를 거치지 않고 모든 거래를 온라인으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또한 ICT 기술과 결합되어 개인간(P2P) 대출 등 기존 인터넷뱅킹을 넘어서는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면 전통적 금융산업에 위협적인 경쟁자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공 요건을 두고 기존 금융권과의 서비스 차별화만 거론되는 양상은 조금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모든 거래가 비대면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비대면 환경에서도 금융 거래 시 정당한 권리를 가진 고객인지를 확인하는 인증방법, 보안 기술력이 중요하다. 따라서 인터넷전문은행의 편의성 이면에 존재하는, 금융거래가 기본적으로 담보해야 하는 신뢰성과 안전성의 문제에서부터 기존 금융 서비스와 다른 차별성을 논의해야 한다.
이미 핀테크 산업에 뛰어든 글로벌 기업들이 비대면 본인확인의 보안성 강화에 고심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다. 일례로 애플의 애플페이나 FIDO는 가장 안전하다고 인정되고 있는 공개키 기술(PKI)을 바이오 인식 기술 등 타 인증수단과 결합하여 보다 견고한 보안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금융 서비스의 접근방법이, 거래절차가 간편해졌다고 해서 결코 보안에 대한 무게조차 가벼워질 수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의 상황은 판이하다. 공인인증서의 요소 기술로 사용된 PKI 기술이 갖고 있는 본질적인 보안의 우수성을 살려 ICT 융합환경에 적합한 기술로 발전시켜 나가기보다, PKI 기술을 '액티브엑스와 동급'이자 '규제의 상징'으로 오도하며 글로벌 시장으로부터 우리 인터넷을 유리시키는 애물단지로 치부해 왔다. 그 결과 핀테크 산업 활성화를 논함에 있어 보안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 보다는 단순히 액티브엑스만 아니면 된다는 식으로 관행 걷어내기만 서둘러 왔다.
다행인 것은 지난해 9월 국내 처음으로 실행파일이나 액티브엑스 등 부가적인 프로그램 설치 없이도 공인인증서를 이용할 수 있는 웹 표준 방식의 서비스가 시중 은행을 통해 제공되기 시작했다. 또한 우리 인터넷 이용환경을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으로 바꾸려는 지속적인 노력의 결과, 지문 등 바이오 정보와 결합한 공인인증 서비스도 오는 2월 상용화를 눈 앞에 두고 있다. 공인인증서가 액티브엑스에 의존했던 기존 관행을 파괴하고, 새로운 ICT 융합환경에서도 안전하고 편리하게 활용 가능한 인증수단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핀테크 서비스 자체적인 보안 방식도 금융환경과 고객의 변화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이 24시간 언제 어디서나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 정보들을 실시간으로 수집 이용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은 그만큼 보안 위협 요소가 증가한다는 의미이자, 다양한 보안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따라서 기존의 개인방화벽, 키보드보안, 백신 등 '보안 3종세트'에서 벗어나 PKI, FDS, 자필서명 인식, 영상통화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보안은 강화하고 이용자의 편리성은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우리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이 단순히 점포가 없는 은행의 시작에만 그쳐서는 안된다. 인터넷전문은행이 ICT 기술과 금융업의 화학적 융합을 통해 금융소비자의 편익을 극대화하는 혁신의 총아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시스템, 방식에 안주하려는 머뭇거림이 애초에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 보안의 방식을 바꿔 글로벌 기업과 겨루는 우리 금융혁신의 성공을 기대해 본다.
류재철 충남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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