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산화물계 고체 전해질' 개발
국내 연구진이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에 쓰이는 리튬이차전지의 화재·폭발 위험을 근본적으로 막아주는 고체 전해질을 개발했다. 높은 안전성이 요구되는 전기자동차나 발전소, 군사용 대용량 에너지시스템, 웨어러블 기기 등의 배터리에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전력제어연구실 이영기 박사팀과 서울대 강기석 교수팀이 공동으로 '리튬이차전지용 산화물계 고체 전해질'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리튬이차전지의 액체 전해질은 외부 충격으로 파손될 경우 누액이나 폭발 위험성을 안고 있다. 이 때문에 고온이나 고전압에서도 높은 에너지밀도를 유지하는 안전성이 높은 고체 전해질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은 전지의 충·방전 효율을 좌우하는 이온전도도가 액체 전해질에 뒤지지 않지만, 수분과 산소에 취약해 실제 생산에 어려움이 있다. 반면 산화물계 고체 전해질은 안전성은 우수하지만 이온전도도가 낮고 고온 열처리 공정이 길다는 문제가 있다.
연구진은 이 연구에서 세라믹계산화물인 LLZO(리튬·란타늄·지르코늄·산소) 구조 안에 알루미늄과 탄탈륨을 소량 첨가해 이온전도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또한 LLZO 결정의 물성을 변화시키는 '다중원소 도핑기술'을 적용해 고온 열처리 시간을 2시간 가량으로 줄이면서, 이온전도도는 3배 이상 높였다. 다중원소 도핑 방식을 통해 결정구조 내 도핑된 원소들의 위치 분포를 분석해 이온전도도 등 성능향상의 원리를 찾아낸 것이다.
연구팀은 두께 3㎜, 지름 16㎜ 크기의 고체 전해질을 만드는 데 성공했으며, 앞으로 고체 전해질을 채택한 리튬이차전지를 대량 생산하기 위한 상용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최근 실렸으며,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미래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신동옥 박사는 "우수한 안전성을 갖고 이온전도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내 차세대 리튬이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고체 전해질 생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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