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겹이 둘러싸인 규제 여전 파이 키우는 창조경제 위해
법제도 개선 시급 창조성 있는 인재 양성과
기업가정신 확장 필요 '거친 파도' 헤쳐나갈 때
법제도 개선 시급 창조성 있는 인재 양성과
기업가정신 확장 필요 '거친 파도' 헤쳐나갈 때
![[포럼] 미래형 창조경제, `4가지 과제` 풀어라](http://contents.dt.co.kr/images/201601/2016011902102251727001[1].jpg "[포럼] 미래형 창조경제, `4가지 과제` 풀어라")
국내 중소기업인들이 '함께 어려움을 헤쳐나가자'며 동주공제(同舟共濟)라는 4자 성어로 시작한 2016년이 흘러가고 있다. 새해 1월의 삭풍이 분다. 경제 성장 2%대도 어려울 수 있다는 무거운 소식들이 연이어 쏟아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시작인 새해를 맞아 미래형 창조경제의 성공 대안을 몇 가지 제시하고 싶다.
첫째 정부의 규제개혁이다. 창조경제의 성공은 기업이 '기술은 있지만 시장을 못 만든 죄'에서 자유로워질 때 가능하다. 그러기 위해서 정부는 공인인증서 의무조항, 하도급, 독과점, 벤처캐피털 출자, 주식양도세제 등 겹겹으로 둘러싸인 법 규제를 벗겨내는 데 앞장서야 한다. 대박 벤처를 꿈꾸는 젊은이들이 창업, 경영, 해외진출에 이르도록 도와야 한다. 이스라엘, 핀란드, 아일랜드 수준은 고사하고 적어도 좌절하지는 않도록 모든 업종에 매달린 제한과 규제를 없애야 한다. 소신 있게 업체를 돕고 있는 공무원들을 향해 칼을 겨누는 수많은 '감사기능' 또한 개혁대상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둘째 법제도의 정비다. 일례로 세계 100대 소프트웨어(SW) 기업 하나 없는 우리나라에서 SW업종을 육성시키기 위해 만든 'SW산업진흥법'을 들여다보자. IT기술기업을 창업하고, 성장과 안정화 단계를 거치는 데에 필요한 이 기본법은 그동안 수없이 고쳐졌거나 지금도 개정 중이다.
공공 시스템통합(SI)사업을 예로 들면 불과 수년 전 개정한 대기업 참여제한조치가 일부 업종 자유화로, SW 분리발주, 분할발주, 하도급 참여인력 제한, 최저가 입찰제 지속 혹은 철폐, 기업규모나 업종별로 법규내용들은 수차례 갈라지고 합쳐지고 있다. 개정하는 타당한 이유야 다 있겠지만 '파이를 키우는' 창조경제의 비전과는 달리 엇박자가 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업체는 미래를 위한 인재양성이나 기술투자는 고사하고 '레이더에 걸리지 않는' 법 테두리 안에서 눈치껏 동맹군을 결성해 조달청 경쟁 입찰에 나선다. 조달청평가 또한 나름대로 공정하게 심사하는 원칙이 있지만, 평가위원들의 기술력과 전문성에 대한 변별력이 약해 결국 업체는 가격에 승부를 걸게 된다. 대부분 인건비에 의존하는 공공사업의 경우 사업을 하면 할수록 적자가 누적돼 창조경제가 아닌 생존경제가 회사의 주 업무가 되고 있다.
혹시 나무만 보면서 숲을 보고 있지는 않은 지, 법제도 또한 너무 근시안적이지는 않은지 냉철한 판단을 해야 할 때다. 국가의 백년대계라는 큰 틀에서 로드맵을 짜고 지원책을 재정비해야 할 것이다.
셋째 '창조성 있는 인재'의 양성이다. 국가의 흥망성쇠는 다가오는 시대를 주도하는 기술을 가진 인재를 얼마나 많이 갖고 있는냐에 따라 달라진다. '창조성'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 눈물과 고통 속에서 만들어지는 '선물'이다. 노벨상 수상자의 30% 이상을 차지한 과학자들이나 마르크스, 아인슈타인, 빌 게이츠, 블룸버그, 스필버그, 조지 소로스 같은 수많은 창조적인 인재를 배출한 유대인 교육시스템을 보고 배우자. '스스로 답을 찾는다', '실패한 곳에 답이 있다'를 강조하며 늘 문제에 대한 답을 찾는 태도가 필요하다.
현재 미국대학에선 IT교육이 대세다. 실리콘밸리와 가까운 곳에 있는 스탠포드대학은 전공과 관계없이 학부생 90%에게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코딩 교육을 가르친다. 명문 하버드대학의 경우 '컴퓨터공학 개론' 수강생이 '경제학 개론' 수강인원을 초과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 코스를 밟고 있는 학생들은 이미 현실로 다가온 무인자동차, 휴먼로봇, 우주여행 기술같이 하루하루가 '파괴적 혁신'으로 바뀌는 세상에서 자신이 승부를 낼 분야가 IT라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마지막으로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의 확장이 필요하다. 미래에는 기업의 CEO들만이 기업가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지 않는다. 미래는 누구나 연구하고, 누구나 창업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전 국민이 앞날을 예측하는 통찰력, 시대적 도전정신,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창조정신을 가져야 한다. 필자는 기업가정신을 억울한 누명을 쓴 채 13년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악마의 섬에서 탈출계획을 세우던 빠삐용 같은 사람에게서 찾고 싶다. 자유인이 되려고 한시도 탈출을 포기하지 않은 그 불굴의 정신 말이다. 이 시대의 빠삐용들은 우리 시야에서 벗어나 있는 생산라인, 연구소, 벤처사무실 같은 변두리에 어디에도 있을 수 있다. 자신이 몸담은 곳곳에서 불량품을 줄이고, 새 제품을 만들 아이디어를 구하고, 거친 파도를 헤쳐나갈 항해술을 만들어 낼 영웅들이 나타나길 기다린다.
김숙희 솔리데오시스템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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