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만에 매출 감소 우려
신흥시장 프리미엄폰 타격
신흥시장 프리미엄폰 타격
아이폰 판매가 주춤해지면서 애플의 역성장이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 분기 아이폰 판매 증가율이 아이폰 출시 이후 사상 최저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13년 만에 아이폰 판매량과 매출이 줄어들 전망이다.
26일(현지시간) 애플은 2016 회계연도 1분기(2015년 10~12월)의 아이폰 판매량이 7480만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0.4% 증가한 것으로 2007년 아이폰 첫 제품 출시 후 최저 수준의 증가율이다.
애플은 지난 2010년까지만 해도 연간 아이폰 판매량 증가율이 92.3%에 달했다. 2011년 80.5%, 2012년 73.1%를 기록하다 2013년 20.2%로 판매 증가율이 뚝 떨어졌다. 이어 2014년에는 12.6%로 주저앉았다.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아이폰 판매량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앞서 모건스탠리는 올해 아이폰 판매량이 2억1800만대를 기록해 전년 2억3100만대보다 5.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이폰 판매 둔화로 13년 만에 매출 감소까지 예상되고 있다. 이날 애플은 2016 회계연도 2분기(1~3월) 매출 전망치를 500억~530억 달러로 제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이 580억 달러(약 69조8000억원)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8.6∼13.8% 매출이 줄어들게 된다. 이는 13년 만에 처음으로 애플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게 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애플 아이폰의 성장 시대가 사실상 한계에 달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애플의 최대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까지 스마트폰 시장 포화에 이르면서 성장 동력을 확보할만한 신시장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구심점이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신흥시장으로 옮겨가고 있지만, 이들 신시장은 중저가 보급형 제품 중심이기 때문에 프리미엄폰을 취급하는 애플에게는 큰 득이 되지 못한다는 관측이다. 최근 애플이 이례적으로 보급형 제품 개발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도 이같은 조급함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다.
주요 외신도 애플의 역성장을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애플 아이폰 성장 시대가 종언을 고했다"며 "3월로 끝나는 분기에 아이폰 판매가 2007년 출시 이래 처음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신호가 나왔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제시한 매출 전망치대로라면 2003년 이래 처음으로 매출이 감소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박세정기자 sj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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