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티맵 등 경쟁사 공격 마케팅속 추가 투자유치 길 막혀 경영난 심화
국내 3위 콜택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인 '리모택시'가 서비스를 조만간 중단할 예정이다. 지난해 3월 경쟁서비스인 카카오택시가 시장에 나온 이후 티맵택시 등과 함께 국내 콜택시 앱 시장을 견인했지만, 출시 1년 만에 경영난 악화로 사업을 정리하게 된 것이다.
지난달 31일 양성우 리모택시 대표는 기자와 통화에서 "최근 법인을 정리하고 폐업 신고했다"며 "서비스 역시 조만간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모택시는 지난해 2월 출시한 콜택시 앱 서비스다. 출시 당시만 해도 국내 콜택시 앱은 거의 없었다. '우버'(미국)와 '이지택시'(브라질) 등 일부 외산 서비스만 존재했다. 리모택시 출시 후 '카카오택시', '티맵택시' 등 대기업이 콜택시 앱을 속속 내놓으면서 '택시 앱 춘추전국시대' 가 열렸다. 리모택시는 지난해 3월, 고급 택시 서비스인 '리모로얄'까지 출시하며 경쟁사보다 먼저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해까지 왕성하게 활동했던 리모택시가 서비스 출시 1년 만에 사업을 접게 된 것은 자금 부족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추가 투자 유치를 하지 못하면서 경영난에 빠진 것으로 안다"며 "카카오택시가 시장을 독식하다 보니 기존 투자하기로 했던 곳들이 등을 돌린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콜택시 업계에서 중요한 건 인지도다. 누가 얼마나 앱을 내려받아 택시를 부르느냐가 중요하다. 이 때문에 지난해 콜택시 앱 업계는 홍보와 마케팅에 많은 돈을 투입했다. 업계에 따르면 리모택시가 지난해 사용한 마케팅 비용은 월 수억 원 정도다. 작년 수백억원을 마케팅에 투입한 카카오택시를 따라잡기는 역부족이었다. 카카오택시는 리모택시보다 늦게 출시됐지만, TV와 택시 광고 등 대대적 마케팅으로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호출(콜) 수 300만건을 기록하며 시장 1위 사업자에 올랐다.
리모택시는 자체 수익 모델도 약했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 리모택시뿐 아니라 카카오택시, 티맵택시 등은 모두 무료로 운영되고 있다. 별도의 콜비(약 1000원)를 받지 않는다. 카카오택시는 콜비를 받지 않는 대신, 최근 '카카오블랙'(고급형 택시)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수익을 내려고 하고 있다. 업계는 카카오택시처럼 1위 사업자도 콜비를 받지 않는 상황에서 2, 3위 사업자가 유료화 모델을 택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금력을 가진 대기업과 싸워 이길 수 있는 벤처는 나오기 어렵다는 걸 이번 리모택시 폐업에서 또 한번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dubs4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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