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버라이즌, 가정용 도어록·CCTV 등 전면 전시
결합상품 요금할인 경쟁… IoT 생태계 확산 전략 가속
결합상품 요금할인 경쟁… IoT 생태계 확산 전략 가속
■르포 미국 페어팩스 이동통신 대리점 현장 가보니…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시내에 있는 AT&T 통신사 대리점은 휴대전화만 어지럽게 진열돼 있는 우리나라 대리점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다. 매장 중심부엔 주력상품인 갤럭시노트5와 아이폰6S가 전시돼 있지만, 바로 옆 자리는 스마트폰이 아니라 도어록, CCTV, 도난감지기, 온도계 등이 차지하고 있었다. AT&T가 가정용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상품인 '디지털 라이프' 제품을 전면에 전시해놓은 것이다. 바로 옆 버라이즌과 T모바일 매장에도 다양한 '홈 IoT' 제품들이 즐비했다. 미국 이동통신 시장은 지금 IoT 서비스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와 워싱턴DC 인근 이동통신 유통점들을 돌아본 결과, '홈 IoT'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것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었다.
페어팩스 AT&T 매장 직원은 "AT&T가 오는 16일까지 홈IoT 요금할인 행사를 하고 있어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며 "IoT 상품을 찾는 손님이 부쩍 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휴대전화나 액세서리 위주로 제품을 진열했던 미국의 통신 유통점 풍경이 달라졌다. 대부분 매장에는 소비자가 홈 IoT 상품을 직접 만져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돼 있었다. 특히 이통사가 판매하는 IoT 요금제도 다양해졌다. AT&T의 디지털라이프 홈 IoT 요금제는 도어록과 경보기, 동작센서, 접촉센서 등 5개 상품을 월 39.99달러(약 4만8000원)에 제공한다. 여기에 이용자는 CCTV, 온도·습도센서, 유리창 파손 인식센서, 연기 센서, 스마트플러그 등 추가 상품을 구성할 수 있다. 가격은 최대 64.99달러까지 올라간다. 매장 직원은 "AT&T 스마트폰 가입자는 월 10달러 추가 할인까지 받을 수 있다"며 가입을 권유했다.
AT&T의 라이벌이자 미국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버라이즌도 홈 IoT 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버라이즌은 이통사로서 독자 브랜드를 내세우는 대신, 네스트와 캐너리, 요모 등 전문 제조사의 IoT 상품을 내세웠다. 미국 시장에서 이제 막 떠오르는 홈 IoT 전문 기업들을 활용해 IoT 생태계를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버라이즌도 홈 IoT 상품과 자사가 출시하는 스마트폰을 결합해 월 요금을 5~10달러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미국은 앞으로 세계 홈 IoT 기술기업의 각축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G20 국가가 자체 조사한 'G20 사물인터넷 준비 지수'(G20 IoT Index)에서 미국은 1위, 한국이 2위를 차지했다. 현지 이통사 관계자는 "미국 시장은 혁신 기술 도입이 빠르고, 정부 규제가 적은 데다, 치안 문제까지 작용해 홈 IoT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대응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홈 IoT 제품의 경우 CCTV나 각종 센서는 국내 중소·벤처 기업이 충분히 도전할 만한 영역으로 평가된다. 업계관계자는 "우리나라도 이통 3사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홈 IoT 서비스를 출시하며 경쟁에 나서고 있는데, 생태계를 조성해 기술력을 키우는 일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페어팩스(미국)=
박지성기자 js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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