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역주행 미국, 기준금리 인상 `멈칫`

입력: 2016-02-18 18:22 서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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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 장기화에 물가 상승률 2%도 어려워
연준, 금리 연 4회 인상서 2회로 조정할 듯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급제동이 걸렸다. 경기 회복세가 미약하고 중국과 미국, 유럽연합(EU) 등 세계 곳곳에서 불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권자들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지난해 12월 제시한 기준금리 인상 계획의 변경을 논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미국 연준이 공개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록을 보면 FOMC 위원들은 "연방기금금리(기준금리) 목표치의 방향에 대한 이전의 시각을 바꿔야 한다"고 논의했다. 이는 통화정책 방향을 바꿀 수도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연0.25∼0.5%로 올리면서 올해 중 네 번 더 인상해 기준금리를 최고 연1.5%로 높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제시했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 이후 국제유가가 20%가량 더 떨어졌고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금융시장이 함께 흔들렸고, 현재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두 번가량만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FOMC 위원들은 앞으로 "통화정책의 입장을 점진적으로 조정하는 게 적절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그러면서 "조정의 시점과 속도가 앞으로의 경제·금융시장 변동과 그 변동이 중기적인 경제전망에 미치는 영향에 의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금융시장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연준에서 정해진 기준금리 인상 추세를 고집하는 일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금융시장 측의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FOMC는 3월 16일에 3월 정례회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이 미국 국채선물 가격 동향을 바탕으로 산출하는 기준금리 인상 확률을 보면 3월 FOMC 정례회의에서도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이 93.8%로, 1개월 전의 69.4%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이는 금융시장에서 사실상 오는 3월 정례회의에서도 기준금리가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이미 연준 내부에서도 상반기 중에 기준금리 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장은 "두 번째 기준금리 인상이 시행되기 전에 충분히 설득력 있는 물가지표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신중할 것"이라며 "(미국의 물가가) 올해 하반기가 돼야 충분히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영진기자 artjuc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