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권리 보호" 수사권과 충돌
애플, 피의자 아이폰 잠금해제 거부
구글도 G메일 외부검열 차단 철저
페북, 테러 위협 경우엔 수사 협조
애플, 피의자 아이폰 잠금해제 거부
구글도 G메일 외부검열 차단 철저
페북, 테러 위협 경우엔 수사 협조
#애플이 1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협조하라는 법원의 명령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혔다. FBI는 지난해 12월 캘리포니아주 샌버다이노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사고의 피의자의 아이폰에 걸린 비밀번호를 풀기 위해 법원에 협조 명령을 요청했다. 법원이 FBI의 손을 들어줬지만,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사용자의 사생활에 대한 권리를 언급하며 버티고 있다.
#페이스북은 한국 경찰이 요구한 두 사용자의 개인정보 제공 협조요청에 대해 각기 상반된 대응을 보였다. 우선 지난해 말 연예인 성매매(스폰서) 제의를 받은 가수의 요청에 따라 메시지 기능을 이용한 사용자에 대한 개인정보 제공에 대해서는 협조가 어렵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반면 지난 16일 청와대 폭파 협박을 자신의 계정에 남긴 사용자의 인터넷 접속주소(IP)에 대해서는 경찰에 제공해 검거를 도왔다.
애플과 페이스북이 '고객의 개인정보'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정부 당국과 마찰을 빚고 있다. '수사기관의 수사권'과 '개인의 자유에 대한 보호' 권리 사이에 생긴 갈등이다.
18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팀 쿡 애플 CEO는 자신의 명의로 된 회사 공식 성명을 통해 법원의 FBI 수사 협조 명령을 정면으로 거부했다. 구글의 순다 피차이 CEO를 비롯해 개인의 자유를 주장하는 일각에서는 "개인의 권리에 대해 애플이 보호하고 있다"며 찬사를 보내는가 하면,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한 도널드 트럼프를 필두로 한 반대 진영에서는 "국가의 권위에 대한 모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 같은 논쟁은 여러 해 동안 이어져 왔다. 애플의 편을 들고 있는 구글도 이메일 서비스인 G메일 서비스에 대해 외부의 검열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 이는 수사기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애당초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거의 요구하지 않는 데다, 수사 협조요청이 와도 응하지 않고 있다.
페이스북의 경우 테러 위협 등 일부 경우에 한해서는 수사에 협조하고 있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연예인 스폰서 수사건의 경우 '접속 지역이 제3국으로 확인돼 협조가 어렵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암호화된 메시지 전송을 제공하는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 운영사도 이슬람국가(IS) 등 테러조직의 서비스 이용 문제에 대해 "그들의 이용권리를 제한할 수 없는 노릇"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국내에서도 이 같은 논쟁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 2014년 당시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는 국내 수사기관의 요청에 따른 사용자 정보 제공에 대해 논란이 일자 "요청이 와도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가, 정치권 일각의 비판을 받았다. 결국 이 대표는 사의를 표하고 회사를 떠났다.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실제로 수사기관의 요청에 거부의사를 밝힌 국내 IT 기업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국내 기업이 이번 애플과 같은 행동을 보일 경우 관련 조치사항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운기자 jwle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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