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율 18.7%… 전체 부채 증가율 11.2% 웃돌아
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비율 110%…빚 부담 허덕
한은, 기준금리 인하땐 주담대 증가 우려 손못대
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비율 110%…빚 부담 허덕
한은, 기준금리 인하땐 주담대 증가 우려 손못대
■ 가계부채 1200조 시대
가계부채 1200조 원은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이 주도했다. 지난해 말까지 쌓인 주담대는 501조2073억원으로 사상 처음 500조원을 돌파했다. 2014년 말보다 무려 40조6040억원이 증가한 것이다. 증가율은 18.7%로, 전제 부채 증가율(11.2%)을 웃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동안에는 주담대가 21조1348억원이 증가했다. 직전분기 증가 폭(13조2211억원)보다 확대된 것이다. 이는 소득심사를 강화하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기준) 시행을 앞둔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상용 한국은행(이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실시 전에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가세하면서 가계신용 증가 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과 시장에서는 주담대의 이 같은 증가세가 유지될 경우 머지않아 전체 가계부채의 절반을 주담대가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을 경우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른 가계의 상환 압력이 커져 부채의 부실화가 빠르게 진행돼 경제 전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은은 3곳 이상의 금융기관에 빚을 져 금융취약층으로 분류되는 다중채무자를 지난해 11월 기준 353만명으로 추정했다. 또 금융부채가 금융자산보다 많아 금융순자산이 마이너스 상태이고,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중이 40%를 넘는 '한계가구'는 158만 가구로 추산됐다. 이주열 총재는 올해 1월 "가계 부채가 (경제)성장을 제약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가계 부채 증가 속도가 소득 증가율보다 훨씬 빠르다, 통계청의 가계 동향 통계를 보면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득 증가율은 1분기 2.6%, 2분기 2.9%, 3분기 0.7%로 각각 집계됐다.
가계 부채 1207조원을 우리나라의 추계인구인 5154만1582명(행정자치부·2016년 1월 기준)으로 나누면 1인당 평균 약 2341만원의 부채를 짊어지고 있는 셈이다. 주담대의 경우 1인당 평균 약 972만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가계 부채도 증가 추세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지난해 말 내놓은 '2015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3월 말 기준 가구의 평균 부채는 6181만원으로 전년보다 2.2% 증가했다. 항목별 부채는 금융부채 69.9%(4321만원)와 임대보증금 30.1%(1860만원)으로 구성된다. 지난해보다 금융부채는 1.8%포인트 증가했다. 가구의 연간 평균 소득(4767만원·2014년 기준)과 처분가능소득(3924만원)을 합쳐야 상환할 수 있는 규모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지난해보다 2.4%포인트 증가한 110.1%로 나타났다. 가계는 빚 부담에 허덕이고 있다. 이 조사에서 금융부채가 있는 가구 중 '원리금 상환이 부담스럽다'고 응답한 가구는 70.1%였다. 특히 가계부채 상환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응답한 가구는 지난해 6.9%에서 7.1%로 늘었다. '1년 뒤 부채규모 전망'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58.3%가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고, '늘어날 것'이라고 답한 가구는 10.8%였다.
올해도 가계 부채 증가세는 주담대에 포함된 집단대출의 영향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총재는 16일 "기본적으로는 (가계부채는) 예년 이상 수준의 증가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주담대 중심의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부동산을 중심으로 쌓아 올린 경제구조를 지속하기보다 가계부채 관리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당장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기존의 가계부채 중 상당액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 등으로 한은은 망설이고 있다.
그렇다고 이미 쌓인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기준금리를 내리면 앞으로 가계부채가 주담대를 중심으로 더 빠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서 한은의 고민은 깊다. 하지만 정부와 시장에서는 경기가 활성화되면 가계의 소득이 증가해 가계부채의 안정적인 관리가 가능하다고 한은에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가계 부채가 계속 커지면 소비 여력이 줄고 경기 침체, 일자리 감소 등의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며 가계 부채를 늘리는 부동산 정책으로 내수를 부양하기보다 수출 확대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영진기자 artjuck@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