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 삼성중 나란히 영입 눈길
정책금융 의존 높아 전문가 선호
대우조선해양, 위원 한자리 줄여
정책금융 의존 높아 전문가 선호
대우조선해양, 위원 한자리 줄여
[디지털타임스 양지윤 기자]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내달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전 KDB산업은행 수장들을 감사위원에 선임한다. 조선업종이 정책금융의 지원 비중이 큰 산업인 만큼 유대관계 강화차원에서 전직 수장들을 영입한 것으로 보인다.
2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내달 18일 정기 주총에서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에게 사외이사를 맡기고, 민유성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도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에 선임한다. 민 전 은행장은 경기고와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MBA(경영전문대학원)를 나온 유학파 출신이다. MB정부 초기인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산은행장과 산은지주 회장을 겸임했다. 산은지주를 이끌던 당시 미국 리먼브러더스 인수를 시도했다가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산은 퇴임 이후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를 운영했고 최근 재점화한 '롯데그룹 형제'의 난에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전 부회장을 대신해 기자회견을 열어 주목받았다.
삼성중공업은 유재한 전 정책금융공사(현 산업은행) 사장을 감사위원으로 신규 선임한다. 유 전 사장은 지난해부터 사외이사를 맡아왔다. 유 전 사장은 경북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미국 펜실베니아대학원 경제학과를 수료했다. 행정고시 20회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국고국장, 정책조정국장 등을 거쳐 금융정보분석원장,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2006년) 등을 지냈다. 2011년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 매각 차질과 관련해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공교롭게도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선임한 감사위원은 2009년 산업은행 민영화 추진 당시 분리 출범한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의 수장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조선사들이 산업은행 출신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을 선임한 배경에는 정책금융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점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산업은행은 국가기간산업인 조선사에 대한 대출로 대부분 업체의 주채권은행 역할을 도맡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정책금융과 거래금액이 크고, 지원도 많이 받다 보니 금융 분야의 전문가로 산업은행 출신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 역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이 조선사 수주 활동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면서 "정책금융과 유대 관계를 강화할 목적에서 전직 수장들을 영입한 것으로 볼 여지가 다분하다"고 전했다.
반면 산업은행이 최대주주인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산은 기업금융4실장이 맡아오던 감사위원 자리를 없앴다. 이영제 산은 기업금융4실장이 지난해 8월 창조기술금융본부 산하 컨설팅실로 자리를 옮긴 뒤 대우조선의 감사위원은 5명에서 4명으로 줄었다. 산은 관계자는 "기업금융4실장이 대우조선의 감사위원을 맡은 것은 당시 정상 기업으로 분류한 데 따른 것"이라며 "관리부서를 구조조정1실로 이관하면서 실질적 관리를 하고 있고, 경영관리단을 파견한 상태이기 때문에 후임자를 선임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양지윤기자 galil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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