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평택 반도체공장 전력공급
변전소건설에 당진시 제동 걸어
울산 공공실버주택 건립 반대도
변전소건설에 당진시 제동 걸어
울산 공공실버주택 건립 반대도
■ reDesign 대한민국 16대 어젠다
성장 발목잡는 '지역 이기주의'
올해로 지방자치 시대가 21주년을 맞았다. 지방정부의 자율성과 효율성을 높여, 지역주민의 만족을 극대화 시키는 취지의 제도다.
그러나 지방자치의 '지역주민 만족 극대화'는 지역이기주의, 집단이기주의라는 부작용을 초래했다. 위험시설, 혐오시설 등을 거부하는 님비(NIMBY : Not in my backyard)현상이 대표적이다. 반면 수익성 있는 사업만 내 지방에 유치하겠다는 핌피 현상 (PIMFY : Please in my front yard)도 새로운 사회 문제다. 이같은 막무가내식 지역이기주의는 합리적인 절차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 분위기를 저해하고, 장기적인 지역발전을 가로막는다는 것이다.
국민대통합위원회는 지난해 말 '2015년 국민통합 국민의식조사'에서 지역갈등 부문의 '심함' 비율이 8개 갈등(계층, 노사, 이념, 지역, 세대, 다문화, 환경, 남녀) 유형 중 4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일례로 삼성전자가 지난해 5월 경기도 평택에 착공한 반도체공장은 15조원이 투입돼 15만명 고용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충남 당진시는 최근 이 공장에 전력을 공급할 변환소 건설에 제동을 걸었다. 당진시는 한국전력이 신청한 북당진변환소 건설허가를 '주민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반려했다.
천안에서는 대규모 축산물 처리시설이 혐오시설이나 환경오염이라는 이유로 주민 반발에 부딪혔다. 시설은 성남면 천안 제5산업단지내에 대전, 충남양돈조합이 추진하는 축산물종합유통센터와 축산업협동조합 등이 천안시 수신면에 추진하는 지역 단위통합관리센터(이하 가축분뇨통합센터) 등이다. 천안축산물종합유통센터는 1020억원을 투입해 오는 2017년 완공예정이다. 지난달 3일 울산에서는 공공 실버주택의 건립을 반대하는 민원이 제기됐다. 울산시 중구청 홈페이지에 '혁신도시에 공공실버주택 건립을 반대한다'는 취지의 글이 5∼6건 올라왔다. 자신을 '상가주택 지주'라고 밝힌 한 민원인은 "지역 활성화에 저소득층 노인 임대주택이 도움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며 "입주 노인만을 위한 편파 복지다"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지역이기주의는 사회적 통합을 저해하는 핵심적인 문제로 지적돼왔다. 위험시설, 혐오시설 등이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지역에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는 님비현상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수익성 있는 사업을 내 지방에 유치하겠다는 핌피 현상도 무시 못 할 지역이기주의다. 지역 이기주의 팽배는 이제 혐오시설이 아니라 편의시설을 자기 지역으로 끌어들이려고 하는 핌피 현상이 대두하고 있다. 호남고속철도의 노선을 놓고 대전시와 충남도가 대립한 것이나 지난해 초 삼성 승용차 공장의 유치를 기대하던 대구 시민들이 부산 신호공단으로 후보지가 결정됐다고 알려지자 삼성제품 불매운동을 벌인 것 등을 일종의 핌피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국민안전처 세종시 이전과 관련해 일부 지역 국회의원이 방해 시도에 나서면서 세종시 부처 이전 문제가 '지역 이기주의'에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 바 있다. 인천 지역구 의원들이 인천에 있는 해양경비안전본부를 포함한 국민안전처의 세종시 이전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국민안전처는 이전예산을 제때 배정받지 못해 이전시기를 4월로 한달 미뤘다.
영남권 신공항 입지선정을 두고도 지역 간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구, 경북, 경남은 밀양을, 부산은 가덕도를 각각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국토교통부는 이들 2곳을 포함, 영남권 전 지역을 대상으로 신공항 입지를 검토 중이다. 영남권 신공항 입지는 오는 6월 최종 결정된다.
송혜리기자 shl@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