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 기준 5㎞내 결제 등 식사·판촉물 등 구체적 명시
영업사원 리베이트 의심 차단
상위제약사 규정 업계로 확산
영업사원 리베이트 의심 차단
상위제약사 규정 업계로 확산
상위 제약사인 A사 영업사원들은 거래 병원장과 점심식사를 할 때 결제할 수 있는 금액 한도가 5만원이다. 저녁식사는 10만원 내에서만 가능하다. 중견 제약사 B사의 경우 술집으로 등록된 곳은 법인카드 결제가 불가능하고 일반음식점에서만 할 수 있다.
이처럼 제약업계가 윤리경영을 강화되면서 공정거래자율준수 프로그램(CP) 규정이 엄격해지고 있다.
상위 제약사는 C사는 영업사원들이 거래 병·의원을 기준으로 5㎞ 내에 있는 식당에서만 법인카드 결제를 하도록 규정했다. 이마저도 주류가 포함되거나 오후 10시 이후가 되면 결제가 안 된다. 또 커피, 식음료 등은 의사를 방문해 제품을 설명한 시간과 결제 시간이 일치해야 인정한다.
중소 제약사인 D사 영업사원들은 식당과 마트에서 법인카드 결제가 가능하지만 항목은 따로 입증해야 하며, 주류는 제외된다. 판촉물은 1만원 이하 선에서 자사 제품스티커를 부착하면 구매할 수 있다. 법인카드는 또한 백화점은 안 되지만, 도서나 스포츠용품, 드럭스토어 등 일부에서는 이용할 수 있다.
또 다른 중견 제약사 E사 영업사원들은 법인카드로 마트에서 결제할 수 있는 한도가 1일 2만원이다.
영업사원들이 리베이트로 의심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도록 식사·판촉물 등에 구체적으로 엄격한 규정을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CP 시행이 자리를 잡으면서 제약사들이 영업 현장과의 소통을 통해 필요한 부분을 추려가며 가이드라인을 정립해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상위 제약사의 규정을 중견·중소기업들이 도입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중견 제약사 F사는 최근 상위 제약사에서 본부장급과 영업사원 등이 여러 명 이직해오면서 그 회사와 유사한 규정을 도입했다. 상위 업체의 까다로운 CP 규정이 점차 제약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이를 위해 실무자들의 교류도 활발하다. 10여 개 제약사들은 지난 2012년 공정거래문화 정착 및 발전을 위해 CP실무자들로 구성된 '공정경쟁규약실무자연구회(공실련)'를 발족했다. 현재 한미약품, 유한양행, 동아에스티, 종근당, 보령제약, 한독, 안국약품 등 18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정기적인 모임과 SNS 등을 통해 교류하며 회사의 윤리경영 사례 등을 공유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제약산업이 해외 시장으로 나아가는 시점에서 윤리경영은 더 이상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적인 흐름"이라며 "아직 단계적으로는 과도기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영업 현장에서의 마찰과 일부 의료진의 인식 등이 숙제로 남아있지만 언젠가는 CP 문화가 확실하게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섭기자 cloud5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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