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티스·로슈, 각각 93억·86억달러 R&D 투자
길리어드·테바는 과감한 M&A 통해 '고속 성장'
강한기술·기업 사들여 복합신약 출시 대박행진
길리어드·테바는 과감한 M&A 통해 '고속 성장'
강한기술·기업 사들여 복합신약 출시 대박행진
◇ 글로벌 공룡 제약사들 성장비결은 '혁신 DNA'
연 매출 수십조원을 벌어들이는 스위스 노바티스와 로슈, 30%대의 연성장률을 보이는 미 길리어드사이언스 등은 글로벌 시장을 주름잡는 공룡 제약사들이다.
지난해 한미약품이 역대 최대 규모 기술이전으로 1조3175억원이라는 매출을 올렸지만 이들 거대기업과의 격차는 크다. 그러나 길리어드사이언스는 2000년 매출액이 1억9000만달러로, 한화로는 2000억원을 갓 넘었고, 전 세계 제네릭(복제의약품) 시장 1위인 이스라엘 테바도 출발 당시에는 소규모 도매상에 불과했다.
이들 글로벌제약사는 어떻게 세계를 주름잡는 공룡 기업이 됐을까. 제약산업의 핵심인 '원천물질'을 찾는 R&D에 무리할 정도로 투자하고, 강한 기술이나 기업은 과감하게 사들이거나 손을 잡은 '혁신 DNA' 덕분이다. ◇ 공격적 투자로 시장 선점한 '노바티스·로슈'=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와 로슈는 적극적 R&D와 정부지원에 힘입어 글로벌 5대 제약사로 성장했다. 노바티스는 지난해 매출액 494억달러로 제약업계 글로벌 1위, 로슈는 376억달러로 5위를 기록했다.
이들 업체는 R&D에 천문학적 투자를 매년 하고 있다. 2014년 기준 글로벌 제약사 중 R&D 투자규모 1위인 노바티스는 전문약 매출의 20.2% 수준인 93억달러, 2위인 로슈는 21.5% 수준인 86억달러를 투자했다.
특히 두 회사는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도 특정 영역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해당 시장을 석권하는 전략을 폈다. 노바티스는 과거 환자 수가 적어 낮은 경제성을 이유로 주목하지 않았던 희귀의약품에 집중, 2014년 이 분야에서 매출 118억달러를 올리며 1위를 기록했다.
고령화에 따라 항암제 시장이 커지고, 합성의약품보다 효과가 좋은 바이오의약품 비중이 늘어나는 가운데 로슈는 항암제와 바이오의약품 시장에 집중, 전 세계 점유율 1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2014년 기준 리툭산 75억달러, 아바스틴 68억달러, 허셉틴 66억달러 등의 매출에 힘입어 로슈의 항암제 부문 매출은 약 250억달러에 달했다. 전체 항암치료제 시장의 32.6%를 차지한 것. 바이오의약품 매출 규모는 300억달러 수준으로 전체 바이오의약품 점유율이 17.2%에 달했다.
◇ M&A로 공룡 된 '길리어드·테바'= 미 길리어드와 이스라엘 테바는 공격적 M&A로 고속 성장을 이뤄냈다.
1987년 설립된 길리어드는 M&A를 통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감염질환 분야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졌다. 이후 2001년 거대품목인 B형 간염 치료제 '비리어드'를 출시하고 다음 해 설립 15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 본격적인 성장의 길을 열었다. 이어 2003년 트라이앵글사를 합병해 HIV(인간면역결핍증바이러스) 치료제인 '엠트리바'를 확보했으며, 2004년에는 비리어드와 엠트리바 복합제인 '트루바다'를 출시했다. 트루바다는 HIV 표준치료제로서 길리어드의 성장을 견인했다.
길리어드의 M&A 행진은 계속 이어져 2012년 파마셋을 인수, 소발디의 주성분인 소포스부비르를 확보했고 자체 개발한 레디파스비르 성분을 결합해 C형간염 치료제 '하보니'를 출시했다.
특정 치료 분야에 R&D를 집중하고, 그 결과 확보한 파이프라인을 이용해 대형 제약사와 기술이전·판매제휴 등 계약을 맺어 현금을 확보하는 한편 M&A를 통해 파이프라인을 보강하는 정교한 전략을 편 것이다. 외부에서 확보한 물질은 기존 보유 물질과 결합해 복합신약을 출시, 성장 선순환을 이뤄냈다.
지난해 길리어드는 매출액 326억달러로 세계 7위 제약사로 등극했다. 2013년 대비 2014년 매출액이 119.2% 성장하고, 2015년에는 전년대비 30.9% 증가하며 무서운 성장세를 이어왔다. 특히 항바이러스제 시장에서는 2014년 228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독보적인 1위를 차지했다.
1901년 설립된 테바는 소규모 도매상으로 출발한 장수기업으로, 수년째 제네릭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1951년 회사 성장을 위해 기업공개(IPO)를 한 테바는 자국 내 제약사를 합병해 기업 규모를 키웠고, 1985년 미국 레몬을 인수해 본격적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1984년 당시 미국은 최초로 출시된 제네릭에 180일간 독점 시판 권리를 부여하는 '해치 왁스만법'을 도입한 상황이었다. 제네릭 생산능력과 다양한 품목을 갖추고 있던 테바는 이 법을 활용해 미국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점유율을 높여갔고, 미국 내 경쟁 제약사인 시코르, 아이백스, 바르, 세파론 등을 차례로 인수했다. 프랑스 바이엘크래식스, 이탈리아 도룸, 독일 라티오팜 등도 인수하며 외형을 키웠다. 일본에서는 다이요파마를 사들이고, 국내에서는 한독과 합작사 한독테바를 설립하기도 했다.
M&A와 R&D를 병행하는 전략을 통해 1990년대 중반과 2000년대 초반 혁신 신약인 '코팍손'(다발성경화증 치료제)과 '아질렉트'(파킨슨병 치료제)를 각각 개발했다.
자국 시장 한계를 인식하고, 글로벌에서 M&A를 통해 덩치를 키운 테바는 2014년 제네릭 매출액 91억달러를 기록, 전체 제네릭 시장의 12.2%를 차지했다.
글로벌 바이오·제약시장에서는 지난해 총 268건의 M&A가 이뤄져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김지섭기자 cloud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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