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간 아들·애인… 생각나면
휴대전화로 자유롭게 통화해요
휴대전화로 자유롭게 통화해요
![[알아봅시다] 바뀐 병영문화… 공중전화 긴줄은 옛말](http://contents.dt.co.kr/images/201603/2016030902101831104001[1].jpg "[알아봅시다] 바뀐 병영문화… 공중전화 긴줄은 옛말")
'길게 늘어선 공중전화 앞의 줄, 떨리는 손으로 누르는 수신자부담(콜렉트콜) 전화번호. 애타는 마음으로 사랑하는 아들의, 혹은 남자친구의 전화를 노심초사 기다리는 부모님과 여자친구의 모습.'
'군대 전화'하면 흔히 떠오르는 풍경입니다. '일방통행'식 소통으로 군대에 간 후에는 사실상 바깥세상과는 단절되는 것을 상징적으로 그린 장면이지요. 그런데 최근에는 약간 풍경이 바뀌었습니다. 부모님이 생활관으로 전화를 걸면 장병이 전화를 받거나, 직접 영내 마트(PX)에서 휴대전화를 빌려 쓰기도 합니다.
2014년 윤 일병 폭행사망사건 이후 점차 바뀌고 있는 풍경입니다. 국방부가 '병영 문화 혁신대책'을 내놓으며 가정과 군대 간 소통을 강화하면서, 각 통신사들도 그동안 통신서비스 대상에서 소외되다시피 한 장병을 위한 서비스를 내놓고 나섰습니다. 그렇다면 군대에서 쓸 수 있는 통신서비스는 어떤 게 있을까요.
우선 '병사 수신용 공용 휴대전화'가 있습니다. 부모가 직접 병사의 안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수신 전용 휴대전화를 병영생활관마다 1대씩 비치하는 서비스지요. 현재 육·해·공군과 해병대 등에 4만4686대가 비치돼 있으며, 지난 1월 30일부터 운용을 시작했습니다. 부모는 부대 일과시간 이후부터 취침 전(오후 6시~10시)까지 원하는 시간에 아들에 전화를 걸 수 있습니다. 국방부는 이 사업을 LG유플러스와 계약을 맺고 진행했습니다. 당초 지난해 전방부대 우선 비치 계획을 세웠다가, LG유플러스가 수신전용 휴대전화, 요금, 중계기 등 3년간 총 600억원 상당의 무상지원을 제안하면서 전군 비치를 앞당기게 됐습니다.
'휴대전화 대여' 서비스도 있습니다. 알뜰폰 사업자 이지모바일의 '이지톡' 서비스가 그것이지요. 지난해 국군 복지단 주관 사업자로 낙점된 이지모바일은 같은 해 7월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현재 대대급 이상 전국 600여 부대에 '이지톡' 서비스가 도입된 상태입니다.
'이지톡' 서비스는 장병이 휴가, 외출, 외박 등을 나갈 때 PX에서 휴대전화를 대여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필요 시 영내에서 PX 이용시간 동안 수시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지톡'은 개인 전화번호가 부여된 유심칩(USIM.개별가입자식별모듈)을 충전해 사용합니다. 장병이 소지한 나라사랑카드로 요금을 먼저 결제하고(1만~3만원) 쓰면 되고, 쓰고 남은 금액은 반환됩니다.
'이지톡'의 가장 큰 특징은 영내에서 전화통화뿐 아니라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외부와 소통이 가능해지면서 장병들 병영문화가 보다 활기차게 바뀌는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무엇보다 군대 통신서비스에서 중요한 것은 '보안'일 것입니다. 이 때문에 수신전용 휴대전화는 GPS와 카메라, 외부 저장매체, 녹음, 음성발신 기능을 제한하고 인터넷과 와이파이를 차단해 보안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이지톡' 역시 군사보안을 위해 모바일보안솔루션(MDM;Mobile Device Management)를 탑재해 PX, 휴게실 등 부대 내 허용된 장소 외에는 스마트폰의 모든 기능을 원천 차단합니다. 카메라 기능 제한으로 카카오톡, 페이스북 역시 텍스트 메시지만 가능합니다.
KT도 '군인 전용 요금제'를 내놨습니다. KT는 지난해 10월 부대 내 전화로 걸어도 상대방에게 본인 휴대전화 번호로 표시해주고 매월 무료 통화, 휴가 데이터 등을 제공하는 '올레 나라사랑 요금제'를 내놨습니다. 이 요금제는 월 1만4900원에 매월 200분 무료통화와 PC문자 300건, 데이터 200MB와 무제한 이월 등을 제공합니다. 또 매월 이용요금의 10%가 나라사랑 포인트로 적립돼 통신요금, 단말 할인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SK텔레콤도 지난해 연말 군인 전용 부가서비스 '지켜줘서 고마워'를 내놨습니다. 휴가, 외박시 하루 2000원에 음성통화와 데이터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는 하루 2GB를 제공하고, 초과하면 3Mbps 속도로 사용 가능합니다.
이렇듯 군대에서 사용할 수 있는 통신서비스 종류가 늘어났지만, 단순히 "요즘 군대 좋아졌다"는 식으로 생각하기에는 마음 한 켠이 씁쓸합니다. 대다수 군대 통신서비스가 2014년 벌어진 윤일병 폭행 사망사건 이후 도입됐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군대 통신서비스가 해마다 터지는 군부대의 크고 작은 사건 사고를 줄이는데 큰 역할을 했으면 하는 게 대다수 군인 장병과 부모들의 마음일 것입니다.
정윤희기자 yu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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