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현금흐름표 작성 안해
'난방비 비리 의혹' 사실로
관리비 횡령·계약 부조리 등
77%가 입주자대표·관리소장
'난방비 비리 의혹' 사실로
관리비 횡령·계약 부조리 등
77%가 입주자대표·관리소장
공동주택 회계감사 결과
배우 김부선 씨가 '난방비 비리 의혹'을 제기하면서 사회적인 이슈로 부상한 아파트 관리비 관련 비리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전국 중·대형아파트 단지 5개 중 1개는 회계 처리에 문제가 있고, 아파트 관리비 관련 비리 행위자의 76.7％는 입주자 대표회장과 관리소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척결추진단은 10일 국토교통부, 지방자치단체, 공인회계사회, 경찰청과 합동으로 실시한 공동주택 회계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는 그동안 아파트는 사적인 영역이라는 점 때문에 감사를 하지 않았지만 관리비 비리 의혹이 끊이지 않자 처음으로 전국 300세대 이상 아파트를 대상으로 외부 회계감사를 실시했다. 감사에는 감사 대상 9009개 아파트 단지 중 99.8％인 8991개 단지가 참여했다.
감사 결과 전체 아파트 단지의 19.4％인 1610개 단지가 회계처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시·도별로는 강원 36.8％, 전북 34.0％, 충북 32.2％, 서울 27.6％, 인천 26.9％, 세종 22.9％ 등 순이다.
부적합 사유는 현금흐름표를 작성하지 않은 경우가 517건(43.9%)으로 가장 많았고 회계자료 누락 등 회계처리 부적정이 214건(18.2%), 장기수선충당금 과소 적립·목적 외 사용이 186건(15.8%) 순으로 집계됐다. 이어 잡수익 관리대장 누락 71건(6%), 관리사무소 직원의 횡령에 따른 현금과 통장 잔액 오류가 29건(2.5%)으로 나타났다. 각 아파트의 회계감사 결과는 국토부가 운영하는 공동주택 관리정보시스템(www.k-apt.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적발 사례 중 충남 A아파트는 최근 4년간 관리비가 관리소장 개인계좌로 이체되는 등 약 20억원의 자금 부정사용 의심행위가 발견됐다. 경북 B아파트는 실제 금액과 회계장부상 아파트 예금이 차이 나 1억2000만원의 횡령이 의심됐고, 경기 C아파트는 공동전기료를 과다 부과한 후 초과액 등 5000만원을 임의 인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별도로 국토부와 전국 지자체가 입주민의 민원이 제기된 429개 단지를 대상으로 실시한 일제 합동감사 결과 72%인 312개 단지에서 관리비 횡령, 공사 수의계약 부조리 등 1255건의 비위 또는 부적절 사례가 적발됐다. 이에 따라 수사의뢰 4건, 과태료 60건, 시정명령 1191건 등이 이뤄졌다. 분야별로는 예산·회계 분야 416건, 공사·용역 분야 189건, 입주자대표회의 운영 등 관리규약 위반 등 기타 분야가 650건으로 조사됐다.
또한 경찰이 작년 11월부터 공동주택 관리비리 특별단속을 벌인 결과 99건의 비리 행위를 단속해 43건(153명)을 입건했고, 나머지 56건은 수사를 벌이고 있다. 비리 행위자는 입주자대표회장(41.4％)과 관리소장(35.3％)이 많았다.
부패척결추진단 관계자는 "앞으로 관계기관과 협업해 상시 감시를 강화하고 입주민들이 공동주택관리시스템을 통해 관리비 내역 등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적극 알리는 등 공동주택 관리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허우영기자 yenn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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