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알고리즘 + 딥러닝'으로 지능화… 바둑 한계 넘어
미 과학자 존 매카시 첫 사용
1993년에 바둑 알고리즘 발달
45년 분량 기보 5주만에 학습
구글 알파고, 이세돌에 도전장
한 단계 기술 도약 발판 마련
미 과학자 존 매카시 첫 사용
1993년에 바둑 알고리즘 발달
45년 분량 기보 5주만에 학습
구글 알파고, 이세돌에 도전장
한 단계 기술 도약 발판 마련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은 인공적으로 컴퓨터 상 등에서 인간과 같은 지능을 실현 시키려는 시도, 혹은 그 일련의 기초 기술을 말합니다. 인공지능은 미국 컴퓨터 과학자 존 매카시(John McCarthy)가 1956년 다트머스 회의를 위해 1955 년에 내놓은 제안서에서 처음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동안 인공지능은 사람 생각을 기계가 대체·보완할 수 있는지 여부를 두고 컴퓨터 부문과 철학, 종교 부문까지 중요한 주제로 다뤄져 왔습니다. 인공지능은 이후 수십 년 제어 시스템이나 의사결정 등에 활용되기 위해 활용되었으며, 얼마 전 진행된 구글 '알파고'와 이세돌 프로기사 간 바둑 경기로 인해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바둑 경기로 인공지능이 부각된 것은 그동안 바둑은 인공지능이 넘볼 수 없는 영역으로 인식됐기 때문입니다. 바둑은 상하종횡으로 각각 19줄이 그려져 있는 평평한 판에 두 명이 바둑돌을 선 교차점에 교대로 번갈아 두며 즐기는 놀이인데, 다른 놀이와 달리 별 다른 규칙 없기 때문에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 수많은 가능성과 이론, 정석들이 연구됐습니다. 그리고, 상대와 자신의 수 사이 변수가 많기 때문에 많은 생각과 계산을 필요로 합니다. 예를 들면 서양의 체스는 움직임마다 평균 20개 정도 다음 수가 있지만 바둑은 200가지 다음 수가 있습니다. 체스는 경우의 수가 10의 120제곱이지만, 바둑은 10의 360제곱에 이릅니다.
이 때문에 인공지능 연구자들은 바둑과 관련한 부문을 지속 연구해 왔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이 인공지능이 일본과 대만 등 바둑이 인기를 끌고 있는 곳에서 PC게임을 통해 진화를 했다는 점입니다. 일본에서는 '5세대 컴퓨터', 대만은 '드래곤'이 1980년대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적용한 바둑 SW를 출시했습니다. 당시 바둑 SW 인공지능 수준은 아마추어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바둑 SW 알고리즘은 인간 생각에 가까운 기술을 채용했습니다. 먼저 각 수의 연결, 집의 크기 등 국면 상황을 평가하는 정적 평가 함수를 만든 뒤, 평가 함수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목표, 상대를 공격할 수 있는 기회 등을 고려해 다양한 수를 생각합니다. 하지만, 당시 바둑 SW는 기존에 입력된 알고리즘과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다음 수를 생각하기 때문에, 몇 번의 대국을 해도 같은 실수를 만들 수 밖에 없습니다.
바둑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발달한 것은 1993년부터 입니다. 방대한 데이터 베이스를 활용해 가장 승률이 높은 수를 선택하는 '몬테카를로 트리 서치(Monte-Carlo method)'가 적용되면서 지능화 됐습니다. 이 알고리즘은 난수를 이용하여 함수의 값을 확률적으로 계산하는 몬테카를로법을 응용해서 만든 방법입니다. 이 알고리즘은 바둑에서 다음 수를 어떻게 움직이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인지 분석하면서 검색 공간에서 무작위 추출에 기초한 탐색 경우의 수를 확장하는 방식입니다. 각 경우의 수에 가중치를 둬서 최대한 유리한 수를 선택하게 됩니다. 다음 수를 어디에 두는 것이 가장 좋은지 빠르게 찾아내는 알고리즘입니다.
구글 알파고는 몬테카를로 트리 서치에 사람이 학습을 하는 것처럼 다량의 데이터나 복잡한 자료들 속에서 핵심적인 내용을 뽑아내는 기술인 '딥러닝'을 통해 프로 6단에서 9단 사이 실제 대국에 사용된 기보 16만개를 학습했습니다. 하지만, 기보는 특정한 선택을 통해 발생한 결과이기 때문에, 알파고는 기보를 학습한 것과 별도로 스스로 128만 번 대국을 통해 실수를 줄여나갈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사람이 매일 1개의 기보를 학습해 1년간 365개 기보를 볼 수 있다고 가정하면, 알파고는 사람이 45년간 공부해야 하는 기보를 단 5주 만에 학습했습니다. 알고리즘과 기존 기보 데이터베이스, 그리고 추가 학습을 통해 알파고는 이기는 어떤 상황에서도 이기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기술을 구현했습니다.
구글 알파고는 인공지능과 딥러닝 기술이 어떻게 발전할 수 있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사례입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바둑은 인공지능 부문에서 넘을 수 없는 벽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이번 대회를 계기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같은 인공지능 부문 연구를 위해서는 고성능 컴퓨팅 환경, 방대한 데이터베이스 확보 등이 필요하지만, 아직 국내에는 관련 부문에 대한 준비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에 인공지능 부문 기술력 확보와 공동 활용을 위해서 국가차원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형근기자 bass007@
도움=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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