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엔, 해외합작사 계획 없어
해외진출 시너지효과에 의문
합병 이상 성과 기대 어려워
해외진출 시너지효과에 의문
합병 이상 성과 기대 어려워
하지만 업계에서는 투자액 대비 사업 시너지 효과에 대해 여전히 강한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어 주목된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로엔의 최대주주가 기존 스타인베스트 홀딩스 리미티드 외 2인에서 카카오 외 1인으로 지난 16일 변경됐다. 카카오가 16일 로엔 인수대금 1조8743억원 납입을 완료하면서 로엔의 최대주주로 오른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국내 음원사이트 1위인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의 지분 76.4%를 갖게 됐다.
이번 인수대금 납부시기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절차와 카카오의 대금 납부가 늦어지며, 당초 예정된 2월 29일보다 3주가량 지연됐다. 업계에서는 회사채를 포함해 약 7500억원 수준의 현금 유동성을 보유한 카카오가 2조원에 육박하는 '초대형 M&A(인수합병)'를 시도함에 따라 인수자금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고, 자칫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를 보였다. 하지만 카카오가 최근 금융기관으로부터 8000억원을 단기 차입하면서 일단 유동성 문제는 일단락됐다.
문제는 투자 대비 효율이다. 카카오는 이번 인수에 대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라고 밝혔다. 로엔을 카카오의 글로벌 진출 교두보로 삼겠다는 것이다.
현재 로엔은 중국과 일본에서 음원·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 인터넷 미디어기업인 르티브이(Letv)와 양해각서(MOU)를 체결, 중국 현지에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다. 또 중국 내 연예 매니지먼트 사업과 콘텐츠 투자 등의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로엔 소속 가수 아이유 등을 통해 엔터테인먼트사업을 병행하고 있지만, 아직 현지 합작법인 계획은 없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시장 진출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지는 두고 볼 일"이라며 "하지만 카카오의 최대 무기인 '카카오톡'은 국내를 제외한 해외에서는 사실상 존재가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로엔이 해외진출을 하면 어느 정도 성과를 낼 수 있겠지만, 카카오와 동반 진출한다고 해서 그 이상의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국내 사업 시너지도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최근 보고서에서 "카카오는 사용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지만, 이미 카카오는 멜론보다 훨씬 많은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카카오톡 국내 이용자는 4006만명인 반면 멜론 이용자는 2800만명이다.
카카오는 아직 멜론 인수 이후의 구체적 사업 계획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제 막 인수대금을 납부한 상황에서 앞으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지 등의 구체적 계획은 확정한 게 없다"고 말했다.
업계는 카카오가 로엔을 인수한 것은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광고와 게임 사업이 부진을 겪으면서 새로운 성장 엔진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전 다음커뮤니케이션 임원이었던 A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다음카카오 시절에도 너무 많은 기회의 홍수 속에서 (기본사업에) 집중하지 못했다"며 "카카오는 요즘 다음카카오 때보다 더 정신없이 일을 벌이는 것 같다"고 사업 확장에 우려감을 드러냈다.
정채희기자 poof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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