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에 주민번호 나눠 표기
해외서 악용소지 우려 높아
바코드 담은 항공기 탑승권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 지적
해외서 악용소지 우려 높아
바코드 담은 항공기 탑승권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 지적
여권에 표기된 주민등록번호가 해외에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여권과 항공권에 표기된 개인정보로 인해 해외에서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여권에는 생년월일과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각각 나뉘어 표기돼있는데, 이를 조합하면 실제 주민번호를 알 수 있다. 보안업계는 최근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이 정보가 악용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보안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나 미주지역 등에서 한국인의 개인정보를 빼내려는 움직임이 종종 있다"며 "여권에 주민번호가 표기된 점을 아는 현지인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우려할만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유명 연예인이나 정부 고위 관료의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우려가 나오면서 지난해 국회에서도 여권에 주민번호 표기를 없애는 방안이 논의됐다. 오제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발의한 여권법 개정안은 '여권 상에서 주민번호를 제외,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피해 가능성을 사전에 예방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를 개선하자는 관련 법 개정안에 대해 정부가 '해외 공관의 편의'를 위해 부정적 의견을 표해 사실상 19대 국회에서는 법 개정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대한 외통위 전문위원의 검토 역시 '개정의 필요성은 인정되나 어렵다'는 게 골자다.
수석전문위원은 검토보고서에서 "국내 행정상 개인 식별 정보인 주민번호를 여권에 기재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기 어렵다"면서도 △동명이인의 경우 출입국 규제자나 전과자 판별이 어렵고 △다른 법령에서 여권을 주민등록증 대체 신분증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 △만 17세 미만 국민의 신분증명수단 감소 △재외선거관리 시 국적확인기능 저하 등이 우려돼 여권의 주민등록번호 삭제는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한편 일각에선 항공기 탑승권을 통한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 지적도 나오고 있다. 탑승권에 있는 바코드는 탑승자의 이름과 여권정보, 목적지, 가입한 마일리지 프로그램 등 민감한 정보를 포함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항공권을 함부로 버리거나 사진을 온라인에 공유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재운기자 jwle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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