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간염 등 질병환자에 휴대쉽고 복용 편리해 '각광'
CTC·CMG·씨엘팜·서울제약
독보적 기술 해외진출 잇따라
CTC·CMG·씨엘팜·서울제약
독보적 기술 해외진출 잇따라
지갑에 쉽게 들어가는 필름 형태 의약품이 기존 발기부전치료제에서 B형 간염치료제, 치매치료제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국내에서 필름 형태의 구강용해필름(ODF) 의약품은 2012년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의 특허만료를 전후해 폭발적으로 선보였다. 앞서 SK케미칼은 2011년 세계 최초의 필름형 발기부전치료제 '엠빅스S'를 출시하며 차별화를 시도했고, 이후 쏟아져 나온 복제약들도 필름형으로 여러 제품이 출시됐다.
이후에도 발기부전(실데나필, 타다라필) 분야는 물론 △알츠하이머 치매(도네페질) △B형간염(엔테카비르) △정신분열(아리피프라졸) △만성골수성백혈병(이매티닙) △고혈압(발사르탄) △당뇨(미그리톨) △천식(몬테루카스트) △에이즈(메실산넬피나비어) 등 성분들이 필름형으로 선보였다.
이처럼 다양한 영역에서 필름형 제품이 개발되는 것은 휴대가 간편하고 복용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간질이나 천식 등 급하게 약을 복용해야 하는 경우 약과 물을 찾아 삼키기도 쉽지 않고, 혀 밑에 넣어 녹여 먹는 설하정과 비교해도 필름형은 혀에 붙이기만 하면 흡수가 된다는 장점이 있다. 약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은 치매 환자나, 스스로 복용을 꺼리는 소아에게도 거부감을 줄여준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필름 형태 의약품은 제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얇기, 맛, 녹는 시간 등에서 자체적인 기술과 노하우를 보유한 CTC바이오, CMG제약, 씨엘팜, 서울제약 등이 국내에서 개발·생산을 도맡아 하고 있다. 다양한 제품들이 각 제약사를 통해 출시되지만 대부분 이들 업체를 통해 제조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는 자체 필름형 의약품 제조기술을 바탕으로 약 100조 규모의 글로벌 시장에 적극 진출할 계획이다.
해외에는 미국 및 유럽(독일, 스위스) 등을 중심으로 약 10개 업체가 ODF를 연구·생산하고 있지만 국내 업체들의 ODF 제조 기술도 이에 뒤처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CTC바이오는 미국 애보트, 싱가포르 메나리니, 이스라엘 테바, 인도네시아 코니멕스 등과 발기부전, B형간염, 위궤양 등 치료제에 대한 제품 판권계약을, 스위스 페링과 약물전달체계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향후 현지공장을 만들어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CMG제약은 발기부전치료제 홍콩, 대만과 수출 계약 맺은 데 이어 중국, 말레이시아 수출 계약을 진행 중이며, 에콰도르, 칠레 등 중남미 10여 개국과도 기술이전 계약을 논의 중이다. 지난달 미국에서 임상 1상에 성공한 아리피프라졸은 미국 3~4개 업체와 기술이전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비타민은 물론 복합제, 희귀의약품 등 다양한 영역에서 필름형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씨엘팜은 2014년 브라질 EBX사와 5000만달러 규모를 투자하는 브라질 합작사 설립계약을 맺었고, 이를 통해 필름형 말라리아치료제를 아프리카 지역에 수출할 예정이다. 또 같은 해에 미얀마, 터키, 일본 등에도 제품 수출 계약을 체결했으며, 지난 2월에는 이상진 총괄부사장을 영입하며 오너인 장석훈 대표는 해외사업에 전념해 수출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012년 비아그라 오리지널 제조사인 미국 화이자와 필름형 비아그라 제품 공급계약을 맺으며 주목받은 서울제약은 이후 대만회사 센터랩과도 필름형 발기부전 치료제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서울제약은 기존에 개발한 발기부전, 치매치료제 등 성분 외에도 내년까지 20여 개의 필름 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한편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제약사 CEO들과의 간담회에서 일반의약품 ODF제형 허가 시 생물학적동등성시험 의무화 등 규제를 완화하는 것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규제가 완화되면 일반약 ODF제형 허가절차가 간소화돼 시장이 더 커질 전망이다.
김지섭기자 cloud5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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