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전망] 재정지출 확대해 일자리 늘리자](http://contents.dt.co.kr/images/201604/2016042502100151607001[1].jpg "[이슈와 전망] 재정지출 확대해 일자리 늘리자")
경기경착륙 위험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하향조정했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청년 실업률이 11.8%로 3월 기준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앞으로 실업률은 정부의 기업구조조정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 우려된다. 작년 12월 이후 회복추세를 보이던 수출은 4월 들어 다시 악화기미를 보이고 있다.
정치적 상황도 호의적이지 않다. 총선에서 야당의 승리로 여소야대 정국이 만들어지면서 정부의 효과적인 정책대응이 어렵게 됐다. 국회동의가 필요한 노동과 교육 그리고 금융부문이 구조개혁은 여의치 않게 됐으며 경기의 경착륙을 막기 위한 확대재정지출도 쉽지 않다. 하반기부터 대선정국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정책당국의 위기대응 능력은 급격히 떨어질 것이 염려된다.
대외적 여건 또한 불리하다. 최근 미국은 BHC 법안을 통과시켜 환율조작국에 제재를 가하기로 하면서 우리 환율은 급격히 내려가고 있다. 미국 연준은 6월 이후 올해 안에 2차례 금리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높일 경우 우리는 자본유출로 외환위기의 위험에 노출되게 된다. 정책선택의 폭 또한 줄어들고 있다. 거시경제정책 중에서 재정정책과 환율정책에 있어 제약이 존재하고 있어 정책당국은 한국은행의 금리정책에 대한 의존도를 높일 수밖에 없다.
경제여건이 1997년 외환위기 전과 비슷해지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것도 그렇고 내수부양정책도 유사하다. 1993년부터 시행한 신경제정책은 한국은행의 확대통화정책과 저환율정책에 기초한 내수부양정책이었으며 결국 외환위기의 단초를 제공했다. 환율하락과 수출감소도 같다. 당시에도 일본이 환율을 올리면서 우리 수출이 감소했는데 지금도 일본은 양적완화와 시장개입으로 환율을 높이려고 하고 있다. 미국은 1994년부터 금리를 높였는데 작년부터 미국은 금리를 높이기 시작하고 있다. 당시에도 정부는 집권 후반기에 과잉 공급된 업종의 구조조정을 위해 기아와 한보를 부도처리 하면서 자본유출이 초래됐다. 지금도 정부와 국회는 조선, 해운, 철강업의 기업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경제가 또다시 위기로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정책당국의 올바른 정책선택이 중요하다. 먼저 확대재정정책으로 경기의 경착륙을 막아야 한다. 필요한 사회인프라와 전직을 위한 직업교육에 재정지출을 늘려 일자리를 만들어 경기가 과도하게 침체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기업구조조정 또한 실업과 경기경착륙을 고려해서 속도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 급속한 구조조정은 1997년 외환위기 때와 같이 자본유출을 불러와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지나친 금리인하에도 신중해야 한다. 경기경착륙을 막기 위해 미국 금리인상 전에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 그러나 환율상승폭과 자본유출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지금 환율이 내려가고 있기 때문에 금리를 내려도 자본유출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은 위험하다. 당분간은 환차익 때문에 자본유출이 없을 수 있지만 미국과의 금리차이가 커지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이 곧 대규모 자본유출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대선을 앞두고 한국은행은 정치적 경기변동에 빠져들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대선전 경기를 부양해 집권확률을 높이기 위해 양적완화나 과도한 금리인하로 돈을 푸는 통화정책을 시행할 가능성이 높아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선택은 호황 뒤에 급격한 경기침체를 불러와 우리경제를 위기로 들어가게 할 수 있다.
내수부양도 중요하지만 수출증대에 주력해야 한다. 비록 환율을 높일 수 없지만 시장을 다변화하고 정부가 수출장려에 관심을 가져서 기업들이 수출증대에 매진하도록 해야 한다. 아무리 정부규제를 없애도 그리고 내수를 부양해도 수출이 지금과 같이 큰 폭으로 감소한다면 경기의 경착륙을 막을 수 없다.
현 경제상황은 엄중하다. 1997년 외환위기 전과 유사하다. 정책선택에 실패할 경우 내년 대선 전이라도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경기의 경착륙을 막으면서 동시에 자본유출로 인한 외환위기를 겪지 않도록 정책당국의 올바른 정책선택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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