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전략 수정 추진
황창규 KT 회장이 전 이석채 회장 시절에 만든 '올레'(Olleh) 브랜드를 없애고 있다. 대신 'KT'와 '기가'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는 휴대전화 상단 표시줄 왼쪽의 통신 기지국 식별부호를 '올레'에서 'KT'로 교체하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실시하고 있다. 이 작업은 내달까지 전국에 거쳐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1500만명 KT 이동통신 가입자 휴대전화 디스플레이 윗줄에 표시되는 올레는 사실상 사라지게 됐다. 또 KT는 내달부터 출시하는 휴대전화 신제품 뒷면에 '올레' 로고를 아예 붙이지 않거나, KT 로고만 부착하기로 했다.
회사의 올레 지우기는 올해 초부터 꾸준히 감지돼왔다. 회사는 지난 2월 서울 광화문 사옥 올레스퀘어를 KT스퀘어로, 서초역 올레애비뉴를 KT애비뉴로 각각 이름을 바꿨다. 이후 멤버십, 고객센터, 패밀리박스 등 무선 관련 주요 서비스 명칭에서도 올레라는 꼬리표를 떼고, 대신 KT를 내걸고 있다. 회사가 내보내고 있는 각종 광고물에서는 이미 올레가 사라진 지 오래다.
KT가 이용자 접점이 가장 많은 휴대전화에서 '올레' 브랜드를 뗀 것은 앞으로 회사 주력 사업에서 이 브랜드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업계는 해석했다. 올레는 KT의 IPTV서비스 명칭인 '올레TV', 내비게이션 서비스 '올레내비', 앱마켓 '올레마켓' 등 일부 서비스 명칭에만 사용될 예정이다.
올레는 지난 2009년 이석채 전 KT 회장이 KT와 KTF 합병을 계기로 내세운 새로운 브랜드 명이었으나, 7년 만에 사라질 처지에 놓였다. 황창규 회장은 취임 2년 차인 지난해까지만 해도 올레 브랜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황 회장은 최근 올레가 자신이 내세우고 있는 1등 기업 이미지, 젊은 기업 이미지에 적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그는 'KT'와 '기가'(Giga)를 내세우는 쪽으로 브랜드 전략을 선회하고 있다. KT는 공공 역할을 책임 있게 수행한다는 이미지, 기가는 통신을 넘어 차세대 융합서비스에서 앞선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각각 내세운다는 전략이다.KT 관계자는 "전면적인 브랜드 변경이라기보는 점진적인 브랜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며 "올레를 완전히 버리는 건 아니고, 이용자 인지도가 높은 사업에서는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spark@ ▶박지성기자의 블로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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