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구글 점유율 84% 넘어
소비자·개발자 등 피해 심각
8조원 과징금 EU와 '대조적'
미국 정부도 위반여부 재조사
소비자·개발자 등 피해 심각
8조원 과징금 EU와 '대조적'
미국 정부도 위반여부 재조사
■이슈진단
갈수록 커지는 구글 독과점 폐해
# '이의제기를 검토했지만, (삭제된) 애플리케이션을 재게시하진 않을 겁니다. 이것은 최종 결정으로, 추가 이메일 문의에 답하지 않을 겁니다.'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A씨가 최근 구글로부터 받은 이메일 내용이다. A씨는 구글의 앱 장터인 구글플레이를 통해 출시한 게임이 어느 날 갑자기 삭제돼 황망했다. A씨는 구글코리아에 문의했지만, 본사에 이메일로 직접 문의하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본사에 왜 자신의 게임이 삭제됐는지 묻는 이메일을 보냈지만, 구글 본사 측은 자세한 설명 없이 그저 '지적재산권을 침해했다'며 구글플레이에 해당 게임을 올릴 수 없다는 간단한 답변 이메일만 보내왔다. 다시 이유를 묻는 이메일을 보냈지만, 답변은 돌아오지 않았다. A씨는 "상세한 설명 없이 앱을 삭제하는 갑질에도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울분을 토했다.
지난달 유럽연합(EU)이 구글의 모바일 운영체제(OS)가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판결하고, 최대 8조원의 과징금을 매기겠다고 밝혔다. EU가 미국 구글에 반독점법 위반 판결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자 미국 정부도 구글의 반독점법 위반 여부를 재조사하겠다고 밝히는 등 세계 각국이 구글의 독과점 폐해에 '메스'를 대는 움직임이다. 반면, 우리 정부는 EU 조사 보고서를 검토한 뒤 조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지만, 적극적인 모습은 아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 안드로이드 OS 폰을 사용하는 소비자에서부터 앱 개발자, 검색서비스 사업자 등 각계 각층은 구글의 독과점 폐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데, 정부는 수년째 이를 방치하고 있다며 비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관계자들은 구글이 모바일 OS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검색·앱마켓·동영상·웹브라우저·지도·메일 등 휴대전화 앱 선 탑재(끼워팔기)에 따른 부당 경쟁 행위 △앱스토어(구글플레이) 내 앱 무단 삭제, 높은 수수료(매출의 30%) 등을 일삼고 있지만, 이를 제재해야 할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 기관은 손을 놓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인터넷진흥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OS 시장에서 구글 안드로이드 점유율은 84.11%다. 이는 서유럽 시장의 점유율 71%를 넘어서는 것이다.
구글은 지난 2007년 누구나 자유롭게 쓸 수 있다며 '안드로이드' OS를 공짜로 선보였고, 단숨에 모바일 OS 시장을 장악했다. 일단 OS 시장을 장악하자 이후 그 위에서 작동하는 각종 앱을 선 탑재하며 모바일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로 변신했다.
지난달 20일(현지시간) EU 집행위원회는 구글이 휴대전화 제조사에 검색, 앱스토어, 웹 브라우저 등 10여개 앱을 사전 탑재토록 강요하고, 다른 OS를 적용한 제품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판결했다. 작년 9월 러시아에 이은 두 번째 판결이다.
업계에선 구글이 세계 각국의 반독점법 위반 소송에서 패소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
이처럼 각국이 구글 횡포에 칼을 겨눈 상황이지만, 우리나라 정부는 어쩐 일인지 눈을 감고 있는 형국이다. 구글 '갑질'에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이를 시정해야 할 정부가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사의 개발자 B씨는 "구글이 국내 모바일 앱 마켓을 장악한 상황에서 구글 계정이 해지된다는 것은 회사에서 짤리는 것과도 같은 것"이라며 "구글의 횡포에 소규모 업체나 개인은 기댈 곳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구글은 개발자들이 자사가 정해놓은 방침을 반복 위반하는 경우, 개발자 계정을 해지하고 있다.
국내 포털 사업자들도 공정위에 불만을 토로한다. 2011년 당시 네이버, 다음(현 카카오) 등 검색사업자는 구글이 자사 OS 내 '구글검색'을 선탑재했다며 공정위에 제소했지만, 2013년 공정위는 무혐의 판결을 내렸다.
논란이 커지고 있지만 공정위는 여전히 애매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구글에 대한 모니터링을 시작했다"면서도 "구체적인 조사 시행 여부에 대해선 말하기 어렵고, 구글 행위가 시장 경쟁 상황을 악화했다든지 법적 문제를 속단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정채희기자 poof34@
갈수록 커지는 구글 독과점 폐해
# '이의제기를 검토했지만, (삭제된) 애플리케이션을 재게시하진 않을 겁니다. 이것은 최종 결정으로, 추가 이메일 문의에 답하지 않을 겁니다.'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A씨가 최근 구글로부터 받은 이메일 내용이다. A씨는 구글의 앱 장터인 구글플레이를 통해 출시한 게임이 어느 날 갑자기 삭제돼 황망했다. A씨는 구글코리아에 문의했지만, 본사에 이메일로 직접 문의하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본사에 왜 자신의 게임이 삭제됐는지 묻는 이메일을 보냈지만, 구글 본사 측은 자세한 설명 없이 그저 '지적재산권을 침해했다'며 구글플레이에 해당 게임을 올릴 수 없다는 간단한 답변 이메일만 보내왔다. 다시 이유를 묻는 이메일을 보냈지만, 답변은 돌아오지 않았다. A씨는 "상세한 설명 없이 앱을 삭제하는 갑질에도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울분을 토했다.
지난달 유럽연합(EU)이 구글의 모바일 운영체제(OS)가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판결하고, 최대 8조원의 과징금을 매기겠다고 밝혔다. EU가 미국 구글에 반독점법 위반 판결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자 미국 정부도 구글의 반독점법 위반 여부를 재조사하겠다고 밝히는 등 세계 각국이 구글의 독과점 폐해에 '메스'를 대는 움직임이다. 반면, 우리 정부는 EU 조사 보고서를 검토한 뒤 조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지만, 적극적인 모습은 아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 안드로이드 OS 폰을 사용하는 소비자에서부터 앱 개발자, 검색서비스 사업자 등 각계 각층은 구글의 독과점 폐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데, 정부는 수년째 이를 방치하고 있다며 비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관계자들은 구글이 모바일 OS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검색·앱마켓·동영상·웹브라우저·지도·메일 등 휴대전화 앱 선 탑재(끼워팔기)에 따른 부당 경쟁 행위 △앱스토어(구글플레이) 내 앱 무단 삭제, 높은 수수료(매출의 30%) 등을 일삼고 있지만, 이를 제재해야 할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 기관은 손을 놓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인터넷진흥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OS 시장에서 구글 안드로이드 점유율은 84.11%다. 이는 서유럽 시장의 점유율 71%를 넘어서는 것이다.
구글은 지난 2007년 누구나 자유롭게 쓸 수 있다며 '안드로이드' OS를 공짜로 선보였고, 단숨에 모바일 OS 시장을 장악했다. 일단 OS 시장을 장악하자 이후 그 위에서 작동하는 각종 앱을 선 탑재하며 모바일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로 변신했다.
지난달 20일(현지시간) EU 집행위원회는 구글이 휴대전화 제조사에 검색, 앱스토어, 웹 브라우저 등 10여개 앱을 사전 탑재토록 강요하고, 다른 OS를 적용한 제품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판결했다. 작년 9월 러시아에 이은 두 번째 판결이다.
업계에선 구글이 세계 각국의 반독점법 위반 소송에서 패소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
이처럼 각국이 구글 횡포에 칼을 겨눈 상황이지만, 우리나라 정부는 어쩐 일인지 눈을 감고 있는 형국이다. 구글 '갑질'에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이를 시정해야 할 정부가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사의 개발자 B씨는 "구글이 국내 모바일 앱 마켓을 장악한 상황에서 구글 계정이 해지된다는 것은 회사에서 짤리는 것과도 같은 것"이라며 "구글의 횡포에 소규모 업체나 개인은 기댈 곳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구글은 개발자들이 자사가 정해놓은 방침을 반복 위반하는 경우, 개발자 계정을 해지하고 있다.
국내 포털 사업자들도 공정위에 불만을 토로한다. 2011년 당시 네이버, 다음(현 카카오) 등 검색사업자는 구글이 자사 OS 내 '구글검색'을 선탑재했다며 공정위에 제소했지만, 2013년 공정위는 무혐의 판결을 내렸다.
논란이 커지고 있지만 공정위는 여전히 애매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구글에 대한 모니터링을 시작했다"면서도 "구체적인 조사 시행 여부에 대해선 말하기 어렵고, 구글 행위가 시장 경쟁 상황을 악화했다든지 법적 문제를 속단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정채희기자 poof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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