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뇌 신경세포가 정상적으로 자라고 제자리를 찾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을 발견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민경태 교수(생명과학부·사진)팀이 다운증후군 환자의 지적 장애의 원인 중 하나로 알려진 'DSCR1' 단백질이 뇌 신경세포의 축삭돌기를 발달시키는 동시에 길잡이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신경세포 끝에 위치한 축삭돌기는 신경세포 네트워크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이 DSCR1 유전자를 없앤 생쥐를 관찰한 결과, 이들은 축삭돌기 발달이 현저하게 저하됐을 뿐만 아니라, 신경세포 네트워크 형성에 중요한 축삭돌기 말단의 회전 능력이 사라졌다. 반대로 DSCR1 유전자가 과하게 발현된 생쥐는 신경세포 축삭돌기 발달이 지나치게 활성화됐고, 회전 능력도 정상세포보다 상당이 높게 나타났다.
민 교수는 "두 경우 모두 정상적인 뇌 발달을 저해한다고 여겨진다"며 "이는 DSCR1 단백질이 뇌 신경세포의 발달과 네트워크 연결에 큰 역할을 한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 DSCR1 유전자가 다른 지적장애 유발 단백질과 상호작용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DSCR1 과발현 생쥐는 축삭돌기 말단에서 지나친 회전이 나타났는데, 이는 신경세포가 제자리를 찾는 길잡이 기능이 비정상임을 의미한다. 이런 축삭돌기 말단의 지나친 회전은 지적장애의 일종인 'X-염색체 증후군'을 일으키는 'FMRP' 단백질을 줄이자 정상으로 회복됐다.
민 교수는 "DSCR1 단백질이 뇌 신경세포 발달에 큰 역할을 하며, 이 단백질이 FMRP 단백질과 상호작용한다는 사실을 밝힌 점은 학술적으로 큰 가치가 있다"며 "다운 증후군이나 취약 X-염색체 증후군과 같은 지적장애들이 공통적인 분자세포학적 기작을 통해 발생할 수 있다는 가설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포 생물학 분야 학술지인 '저널 오브 셀 바이올로지(Journal of Cell Biology)'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