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억원대 리베이트를 주고받은 혐의로 제약사와 의료관계자 수백명이 검거됐다. 이 과정에서 의료진들은 제약사 영업사원에게 가족 해외여행, 법인카드 대여 등부터 빵 배달, 핸드폰 개통 등까지 제공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종암경찰서(총경 임홍기)는 의약품 처방 등을 대가로 45억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주고받은 Y제약사 임직원과 의료관계자 491명을 검거하고, 이중 의사 임모씨, Y제약사 총괄상무 박모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Y제약사는 카드깡, 가공 세금계산서, 조사 대행업체, 각종 영수증을 수집·회계처리 하는 방법으로 수십억원대 리베이트 자금을 조성하고, 리베이트와 관련된 자료는 비밀문서 형태로 관리를 하는 등 수사기관의 눈을 피하며 리베이트를 제공했다. 이 회사는 2010년부터 지난해 10월 중순까지 의약품 처방 선·후 지원과 병원에 진입했을 시 랜딩비 등 명목으로 의약품 처방의 5~750％에 해당하는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기간 동안 의약품 처방유도 등 부정한 청탁을 받고 300만원 이상 리베이트를 제공받은 의사와 병원 사무장 등 병의원 관계자는 330명으로 드러나 모두 검거하고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또 리베이트는 법인카드를 이용해 인터넷 오픈 마켓 및 지인이 운영하는 식당 등에서 상품권, 물품 등 구매 후 지인에게 현금교환이나 물건을 되파는 방법으로 현금화시켜 리베이트를 제공했다. 조사대행업체는 실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조사가 이뤄진 것처럼 가공의 세금계산서를 작성해, 조사 비용을 지급하는 방법으로 리베이트를 지급했다.
특히 의사와 영업사원의 명확한 갑을관계를 이용해 일부 의료진은 빵·음료수 등 간식거리 배달, 법인카드 사용, 컴퓨터 수리, 가족 해외여행 등 다양한 영역에서 대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제약사가 의약품 판매 시 의약품 관리 종합정보센터에 신고할 때 판매 금액을 누락하고, 이를 전국 수백여 곳의 도매상에 매출할인 등 형태로 5~55％ 할인해준 금액이 수십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처럼 의약품 관리 종합정보센터에 누락된 의약품들이 도매상을 거쳐 전국 병·의원으로 흘러 들어가고, 이 또한 리베이트 명목으로 제공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지적이다.
종암경찰서는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에 제도 개선을 의뢰하고, 앞으로도 리베이트 근절을 위해 수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