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국회와 정부 안팎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 기획재정부는 지원금 상한선을 '출고가 이하'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미래부, 방통위는 지난 3월30일 청와대 미래수석실 주재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단통법 개정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단통법상 지원금 상한은 25만~35만원(유통점 추가지원금 15% 제외) 범위 내에서 방통위가 6개월마다 정할 수 있게 돼있다. 단통법 시행 초기에는 30만원이 상한이었으나, 지난해 4월 이를 33만원으로 상향했다. 지원금 상한은 그동안 시장 경쟁을 막고 정부가 가격 정책에 개입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당초 정부는 이달 중 단통법 수정안에 대해 내놓기로 했으나, 그동안 미래부와 방통위는 "큰 틀의 변화는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이 같은 갑작스러운 정책방향 선회는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한 청와대와 기획재정부의 강도 높은 요구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단통법이 3년 일몰인 만큼, 법령을 개정하는 것보다는 방통위 고시 개정을 통해 지원금 상한의 사실상 폐지를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방통위가 13일 상임위원 간담회(티타임)을 진행한 후 16일 해당 안건을 상정할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이에 대해 방통위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를 비롯한 타 부처와 지원금 상한제를 사실상 폐지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방통위 내부에서 공식적인 논의를 진행하지는 않았다"며 "공식 논의와 안건 상정 일자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지원금 상한의 갑작스러운 폐지로 통신시장이 다시 혼탁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여전한 만큼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또,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정부가 단통법 실패를 자인한 것"이라며 정부가 국회 논의 없이 상한 폐지를 결정한 것에 대해 비판하고 이통사와 제조사의 보조금을 따로 명시하는 '분리공시' 도입을 주장하고 나섰다. 정윤희기자 yuni@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