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입점 미용실 '환영'
동종 창업기업들은 경계심
동종 창업기업들은 경계심
카카오의 모바일 미용실 예약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인(이하 앱) '카카오헤어샵'(사진) 내달 출시를 바라보는 시각이 엇갈린다.
카카오헤어샵 입점 미용실과 이용자들은 편의성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지만,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들(창업기업)은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헤어샵은 지난달 31일 2개월간의 CBT(비공개사전테스트)를 완료하고, 내달 출시를 목표로 막바지 사전점검을 진행하며 서비스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사전체험 과정에서 점주와 이용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할 계획"이라며 "현재 4000여개 매장이 사전입점을 신청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서비스는 카카오톡을 통해 전국 미용실의 서비스와 가격을 비교한 뒤 미용사를 정해 예약하고, 선결제 후 이용하는 시스템이다. 회사는 지난 3월부터 5월 말까지 2개월간 서울과 경기 분당권 소재 약 200개 매장과 사전체험단 1000명을 대상으로 CBT를 진행했다.
CTB에 참가한 업계 관계자들은 카카오헤어샵 출시로 사전예약 후 취소 통보 없이 나타나지 않는 이른바 '노쇼'(NO SHOW) 고객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카카오에 따르면 CBT 운영 결과 기존 20%에 달했던 노쇼 비율은 0.5%로 감소했으며, 영업시간 외 예약 비중도 25%로 늘었다. 이용자들도 기존에는 사전정보가 없었던 가격표와 미용사 프로필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서비스 출시를 반기고 있다. CBT 이용자 김모씨(24)는 "전화로 예약할 때는 비어있는 시간과 디자이너의 정보 등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며 "모바일 앱으로 예약하니 편리할뿐더러 가격표까지 바로 볼 수 있어 시술 후 추가비용을 내는 듯한 기분도 느끼지 않아 좋다"고 말했다.
반면, '헤이뷰티', '컷앤컬' 등 기존 미용 O2O(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를 운영하던 스타트업들은 카카오의 가세로 사업 위기를 맞을 수 있다며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이은영 컷앤컬 대표는 "시장규모를 키워준다는 면에선 환영하지만 카카오가 로컬(지역 기반) 시장에 집중하는 모습은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임수진 헤이뷰티 대표 또한 "카카오가 후발로 들어왔지만 대중이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순식간에 (경쟁업체의) 이용자 수를 추월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특히 후발주자 카카오가 기존 서비스들과의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토로했다. 임 대표는 "처음 카카오 진출 소식에 판을 키워본다는 측면에서 환영하는 입장이었다"면서도 "하지만 최근 공개된 카카오헤어샵 홈페이지 등을 보니 서비스 소개 내용 등이 헤이뷰티와 유사한 것이 너무 많았다. 거대사업자가 할 수 있는 '형님 리더십'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경쟁 업체들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헤이뷰티는 이달 중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종합뷰티서비스'로 진출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컷앤컬은 전문가와 가격대가 높은 헤어샵 위주로 사업전략을 마련할 방침이다.
정채희기자 poof34@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