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이슈와 전망] 금리인하의 득과 실](http://contents.dt.co.kr/images/201606/2016061302100351607001[1].jpg "[이슈와 전망] 금리인하의 득과 실")
최근 한국은행이 금리를 추가적으로 내리면서 금리인하의 배경과 그 영향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그동안 금리정책에 있어 딜레마에 빠져 있었다. 금리를 동결하자니 경기의 경착륙이 우려되고 반면에 금리를 내리자니 경기도 살리지 못하면서 부동산버블이 만들어져 통화가치가 하락할 것이 염려됐기 때문이다.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우리 경기가 경착륙할 가능성을 높게 본다. 상반기중 이미 소비와 설비투자 그리고 수출까지 감소하면서 성장률은 2%대로 낮아져 있다. 여기에 조선과 해운업의 구조조정이 시작되면서 실업이 늘어나면서 경기가 경착륙할 위험이 높아져 있다. 경기 경착륙은 자본이 자유화된 개방경제에서는 가장 경계해야 할 사안이다.
반대하는 측에서는 금리인하와 양적완화정책이 소비와 기업투자를 늘려 경기를 살리기 보다는 가계부채와 부동산 버블을 확대시킬 가능성을 높게 본다. 실제로 소비와 투자가 늘어나지 않는 원인은 금리보다 다른 원인에 있다. 소비가 늘어나지 않는 원인은 조기퇴직과 일자리를 찾지 못해 미래가 불안해진 소비자들은 저금리에도 불구하고 저축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투자가 늘어나지 않는 원인 또한 금리보다는 주력산업이 중국으로 이전되면서 이를 대체할 신산업을 찾지 못하고 있는 데 있다. 금리를 인하해도 건설업을 제외하고는 기업이 투자를 늘릴 가능성은 낮다. 우리 기업들은 신산업에 대한 비전도 가지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충분한 과학기술도 없다. 따라서 한국은행은 금리를 내릴 경우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 때문에 인플레이션 기대가 다시 높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러한 딜레마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이 추가적으로 금리인하한 배경은 먼저 기업구조조정으로 인한 경기경착륙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해운과 조선업이 우리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다. 이들 산업의 구조조정으로 하반기 들면서 성장률은 더욱 둔화될 것이 우려된다. 여기에 그동안 내수부양정책으로 수출에 신경을 쓰지 않아 수출감소폭 또한 더 커질 것이 전망된다.
수출과 내수가 동반 감소하면 성장률이 크게 하락하면서 경기는 경착륙하게 된다. 경기경착륙은 기업도산과 금융부실을 초래하고 이는 외국자본의 급격한 유출로 연결되면서 외환위기를 초래하게 된다. 1997년에도 우리는 자동차와 철강업을 구조조정 하는 과정에서 외환위기를 겪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구조조정의 부작용인 경기경착륙을 막기 위해서도 금리인하와 확대재정정책의 사용은 필수적이다.
환율하락도 금리인하의 배경이다. 금리인하를 할 경우 가장 우려됐던 것은 자본의 유출이다. 그러나 미국 금리인상이 지연될 것이 예상되자 달러강세가 주춤하면서 최근 원화 환율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여기에 GDP의 7%를 넘는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도 환율을 하락시키는 요인이다. 최근 미국의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우리 경상수지 흑자폭을 고려하면 달러화 대비 원화의 적정환율은 1007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재무성 장관이 한국은행을 방문한 것도 환율하락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자본이동은 금리차이와 환율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환율이 하락할 경우 한국은행은 금리를 추가적으로 인하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미국 금리가 급속히 높아지지 않는 이상 자본유출의 가능성이 작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지금 자본유출은 미국과의 금리차이보다는 우리 경기경착륙에 더 크게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져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금리인하의 부작용을 최소화시키면서 동시에 금리인하의 이득을 크게 할 필요가 있다. 대출규제 등 미시적 규제를 사용해 가계대출을 관리하고 부동산 집단대출과 재건축을 관리해서 부동산 버블을 막도록 해야 한다. 가계대출의 이자부담이 줄어든 것을 소비로 연결시키기 위해 개별소비세를 인하할 필요도 있다. 금리인하의 비용을 줄이고 그 이득을 최대화 시킬 때 한국은행의 금리정책은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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