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 입자 크기 조절 통한 '빛의 마법'
디스플레이·에너지·의료 등 기술혁신
카드뮴 대체 기술로 산업화
태양전지·암 진단에도 활용
입자·광효율 향상 등 숙제로
디스플레이·에너지·의료 등 기술혁신
카드뮴 대체 기술로 산업화
태양전지·암 진단에도 활용
입자·광효율 향상 등 숙제로
![[알아봅시다] 퀀텀닷의 진화](http://contents.dt.co.kr/images/201606/2016061502101832794001[1].jpg "[알아봅시다] 퀀텀닷의 진화")
[디지털타임스 황민규 기자] 하나의 신소재를 발굴해 실생활에 응용하기까진 꽤 오랜 기간이 필요합니다. 통상 50년, 길게는 100년 가까운 시간이 걸리기도 하는데요. 1950년대에 처음으로 발견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66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신기술'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니는 걸 보면 신소재가 우리 일상생활에 쓰이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 가운데 아직 세상에 빛을 본 지 30여 년에 불과하지만 무서운 속도로 이름을 알려 나가고 있는 신소재가 있습니다. 바로 퀀텀닷(quantum dot)입니다. 1982년에 처음 발견한 이 무기물질은 지난 30여 년 동안 각계 학자들과 연구개발자들의 노력에 힘입어 조금씩 빛을 보고 있습니다.
퀀텀닷은 물질의 크기가 나노미터로 줄어들 경우 전기적·광학적 성질이 크게 변하는 반도체 나노 입자를 말합니다. 1980년대 초 당시 미국 벨연구소 연구원이던 루이스 브루스 컬럼비아대 교수가 화학·물리학 저널에 작은 반도체 결정에 대해 발표했고, 이후 마크 리드 예일대 교수가 이 반도체 결정을 퀀텀닷(양자점)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퀀텀닷의 발광 원리는 나노 입자의 크기에 따라 색이 변하는 특징을 이용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퀀텀닷 나노 입자의 크기가 7~8나노이면 빨간색, 6나노이면 녹색, 그보다 더 작게 만들면 파란색이 나오는 식입니다. 입자 크기가 색채를 결정하는 만큼 디스플레이 기술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아주 작은 크기의 입자를 균일하게 만들 수 있는 반도체 미세공정 기술이 중요합니다.
![[알아봅시다] 퀀텀닷의 진화](http://contents.dt.co.kr/images/201606/2016061502101832794001[2].jpg "[알아봅시다] 퀀텀닷의 진화")
승승장구하던 퀀텀닷에도 난제가 등장했습니다. 바로 독성 물질인 카드뮴입니다. 이 카드뮴은 퀀텀닷 소자가 일정 수준 빛을 내는 데 가장 중요한 소재이기도 합니다. 유럽연합(EU)도 카드뮴의 심각성에 대해 깨닫고 뒤늦게 퀀텀닷의 카드뮴 규제를 강화하기 시작했고 한때 퀀텀닷 기술에도 위기가 찾아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비롯한 일부 미국의 퀀텀닷 소재 업체들이 재빠르게 답을 찾아냈습니다. 카드뮴을 사용하지 않고도 일정 수준 이상의 발광 효율을 발휘하는 기술을 구현한 것입니다. 삼성종합기술원,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가 머리를 모아 이 기술을 세계 최초로 구현해 TV에 적용했고, 미국의 소재업체인 나노코도 비카드뮴 퀀텀닷을 개발해 공급을 시작했습니다.
카드뮴에서 벗어난 퀀텀닷은 이제 TV뿐만 아니라 의료, 화학, 태양전지 등 다양한 분야로 뻗어 가고 있습니다. 특히 의료계의 관심이 큽니다. 예를 들어 병원에서 CT를 찍을 때 주사로 투여하는 조영제의 경우 인체 유해성이나 실효성에 대해 논란이 큰 반면 퀀텀닷을 활용하면 화학·물질적 안정성 덕분에 훨씬 더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밖에 암세포를 찾아내는 데도 퀀텀닷의 형광 물질이 적지 않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알아봅시다] 퀀텀닷의 진화](http://contents.dt.co.kr/images/201606/2016061502101832794001[3].jpg "[알아봅시다] 퀀텀닷의 진화")
태양전지에 퀀텀닷을 활용할 경우 에너지 효율을 두 배 이상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보통 광자 하나를 받으면 전자 하나를 만드는데, 이 경우 이상적인 효율이 30% 정도입니다. 하지만 퀀텀닷을 이용해 태양전지를 제작할 경우 광자 하나에서 한 개 이상의 전자가 나온다고 알려졌습니다. 광자 하나에서 전자를 2개 만든다고 치면 효율이 60%입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는 퀀텀닷을 이용해 태양 빛의 다양한 파장을 흡수하는 태양전지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퀀텀닷을 TV나 상업용 디스플레이, 일반 조명에 사용할 경우 OLED의 디자인 자유도뿐만 아니라 수명도 수십 배에서 수백 배 이상 늘릴 수 있고 내구성 또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합니다. 물질적으로 가장 안정적인 형태를 갖춘 무기물의 특성 덕분입니다.
반면 이 같은 비카드뮴 퀀텀닷 기술이 상용화하기엔 넘기 힘든 장벽이 몇 가지 존재합니다. 일단 선명한 색이 나올 수 있도록 나노 크기 입자를 균일하게 만드는 과정에서 고난도 기술이 필요합니다. 광효율을 높이는 것도 극복해야 할 과제 중 하나입니다.
현택환 서울대 교수는 "지금까지 진행된 퀀텀닷 관련 연구의 90% 이상은 카드뮴이 포함된 기술이었고, 그 덕에 빛 효율을 상당히 높은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며 "그에 반해 비카드뮴 소재는 관련 연구 결과도 많지 않은 데다 소재의 특성상 일정 크기를 유지하면서 빛 효율을 높이는 일은 상당히 어려웠다"고 말했습니다.
황민규기자 hmg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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