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 0%' 완벽한 친환경차는 없다
![[이덕환의 과학세상] (558) 친환경차의 꿈](http://contents.dt.co.kr/images/201606/2016062302101076650001[1].jpg "[이덕환의 과학세상] (558) 친환경차의 꿈")
경유차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전락해버렸다. 미세·초미세먼지는 물론이고 정체를 이해할 수 없어서 더욱 두려운 '2차 미세먼지'까지 마구 뿜어낸다는 것이다. '클린 디젤'이 세상을 맑게 해준다던 정부의 말은 새빨간 거짓이었던 셈이다. 이제는 전기·수소·하이브리드가 진짜 친환경차라고 한다. 그래서 현재 2.6%인 신차의 친환경차 보급률을 2020년까지 30%로 확대할 계획이다. 전기차는 42배, 수소차는 100배, 하이브리드차는 7배로 늘어난다.
환경에 부담이 되는 오염을 전혀 발생시키지 않는 완벽한 '친환경차'는 꿈속에서나 가능한 것이다. 에너지를 소비하는 자동차는 환경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전기차와 수소차도 예외일 수 없다. 물론 전기·수소차가 직접 환경에 배출하는 오염물질의 양이 비교적 적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전기와 수소를 생산·공급하는 일이 문제다.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오염이 발생된다. 결국 전기·수소차가 친환경이라는 인식은 친환경차를 이용하는 대도시 주민들의 착각일 뿐이다.
현재의 자동차는 휘발유·경유·가스(LPG·CNG)를 연료로 사용하는 내연기관(엔진)을 이용한다. 내연기관의 에너지 효율은 30%를 넘지 못한다. 내연기관에서 생산한 에너지의 70%는 '열' 등의 형태로 자연에 배출되어 오염을 발생시킨다. 미세먼지·온실가스(이산화탄소·탄화수소)·질소산화물(NOx)·황산화물(NOx) 등의 오염물질도 배출한다. 오존과 같은 2차 오염물질도 만들어진다.
전기차는 오염을 발생시키는 내연기관을 전기모터로 대체한 것이다. 그렇다고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전기모터의 작동에 필요한 전기를 생산하는 일이 쉽지 않다. 우리나라 전력 생산의 60%를 차지하는 화력발전의 에너지 효율도 30%를 넘지 못한다.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오염도 무시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미세먼지·온실가스·질소산화물·황산화물의 문제도 심각하고, 엄청난 양의 석탄재를 처리하는 일도 쉽지 않다. 기후변화가 걱정스러운 현실에서 천연가스(LNG)를 친환경 연료라고 고집할 수도 없다.
친환경으로 화려하게 소개되는 태양광·풍력·조력 발전도 아직은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전력 생산방식이라고 할 수는 없다. 발전 효율도 기대만큼 충분히 높은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태양광·풍력·조력 발전의 환경에 대한 부담도 걱정스럽다. 원자력이 대안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확산된 사회적 거부감이 만만치 않다. 원전 폐기물의 처분도 쉽지 않고, 수명을 다한 원전의 폐로도 부담스럽다. 전기차용 충전소만 세운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닌 셈이다.수소차의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수소차의 연료로 사용할 수소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일이 절대 쉽지 않다. 어느 자동차 회사의 광고에서 강조하듯이 우주에 존재하는 물질의 75%가 수소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사정은 전혀 다르다. 지구에 존재하는 수소는 대부분 탄소·질소·산소와 단단하게 결합되어 있다. 그런 수소를 화학적으로 떼어내려면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투입해야 한다. 전기를 이용해서 많은 양의 수소를 생산하는 실용적인 기술이 완성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수소 자동차 자체의 문제도 심각하다. 폭발 위험이 높은 고압의 대형 수소 연료탱크를 싣고 다녀야 한다. 수소를 이용한 내연기관의 열효율은 실망스러울 정도로 낮다. 고농도·고독성의 전해질이 필요한 연료전지도 위험하다. 연료전지의 분리막이 고장이나 사고로 파손되면 심각한 상황이 벌어진다. 수소차의 안전을 보장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
친환경 자동차의 기술이 완성된 것도 아니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에게 일부 자동차 제조사가 개발한 전기·수소차는 여전히 그림의 떡이다. 친환경차의 보급에 필요한 막대한 보조금도 역시 국민들의 주머니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어리숙한 관료·전문가의 상상에서나 존재하는 친환경차로는 심각한 환경 문제를 절대 해결할 수 없다. 경유차에 대한 맹목적인 거부감은 비현실적인 것이다.
이덕환 서강대 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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