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폰 1+1·상품 프로모션 등 가입자 유치 잇단 파격 마케팅
자율 경쟁으로 소비자 혜택 ↑
한국 지원금 규제로 경쟁제한
단통법 개정, 경쟁 활성화해야
자율 경쟁으로 소비자 혜택 ↑
한국 지원금 규제로 경쟁제한
단통법 개정, 경쟁 활성화해야
최근 미국 이동통신 시장은 마케팅 경쟁으로 뜨겁다. 미국 4대 이동통신사가 2년 약정에 따른 지원금(보조금) 제도를 없앤 가운데 '스마트폰 1+1' 등의 파격적인 할인 마케팅으로 가입자 유치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으로 지원금 상한액(33만원)이 정해져 있어, 그 이상 지급하면 불법인 우리나라와는 대조적이다. 지원금이나 마케팅에 대한 규제가 없는 미국은 자율 경쟁으로 소비자가 혜택을 보는 반면, 우리나라는 지나친 규제로 소비자가 손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일대 이통사 매장을 직접 확인한 결과, 버라이즌과 AT&T, T모바일, 스프린트 등 4대 이통사들은 단말기 지원금 대신 각종 스마트폰 프로모션을 통해 가입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특히 시장 3, 4위 이통사인 T모바일과 스프린트의 경우 '하나 사면 하나 공짜' 프로모션을 실시하며 공격적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T모바일은 아이폰으로 이통 서비스에 가입하며 이통 회선을 하나 더 추가하면 아이폰SE를 무료로 지급했다. 또 네번째 회선의 경우엔 회선비용(스마트폰 20달러)을 면제해준다.
스프린트 역시 아이폰6S를 사서 서비스에 가입하며, 두 번째 회선을 더하면 아이폰6S를 하나 더 지급했다. LG G5도 '1+1' 이벤트 중이었으며, 갤럭시S7, 갤럭시노트5 등으로 서비스에 가입하면 태블릿PC 갤럭시탭E를 무료로 지급했다.
1, 2위인 버라이즌과 AT&T는 선불카드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었다. 사실상 유사 보조금이나 다름없는 이벤트다. 버라이즌은 2개 회선을 추가하며 드로이드 터보2를 구매하면 150달러를, AT&T는 타 이통사에서 AT&T로 번호 이동 가입하며 단말기를 새로 구매할 경우, 650달러를 선불카드로 제공했다. 버라이즌과 AT&T 매장 관계자는 "선불카드 지급은 보조금이 아니라 프로모션"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 2012년 '데이터 공유 요금제'(Data share plan)가 도입된 후 데이터 요금제를 구매한 후, 휴대전화 회선을 추가하는 식으로 이동통신 서비스에 가입한다. 예컨대 4인 가족의 경우 한 달 6GB 요금제를 월 60달러에 구매하고, 각자의 회선을 추가해 6GB를 나눠 쓰는 식이다. 여기에 각자의 단말기 월 할부금이 추가된다. 또 이통사들은 지난해까지 모두 약정 보조금 제도를 폐지하고, 구매한 스마트폰을 언제든지 반납하고 새 스마트폰을 구입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 제조사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작년 아이폰6S가 나오면서부터 갤럭시S7, 아이폰SE에 걸쳐 1+1 프로모션을 많이 하고 있다"며 "미국의 경우 마케팅이 자유로우니 이동통신사들이 통신 회선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전략 스마트폰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프로모션을 하더라도 과거 2년 약정 보조금을 지급하며 판매하던 때보다 이득인지는 자세히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우리나라는 단통법 시행 후 보조금 경쟁이 사라지면서 시장이 얼어붙은 상태다.
단말기 체감 가격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은 단통법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최근에는 내수 경기 활성화 차원에서 정부가 지원금 상한선을 출고가 이하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중저가 요금제 지원금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통신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지원금 상한선 조정이 이용자 혜택을 늘리는 시장 경쟁 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규제보다는 경쟁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단통법을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미국)=정윤희기자 yuni@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