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욱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시론] 브렉시트, 악재인가 호재인가](http://contents.dt.co.kr/images/201606/2016062802102351607001[1].jpg "[시론] 브렉시트, 악재인가 호재인가")
6월 23일, 영국의 대중지인 더 썬(The Sun)의 홈페이지의 메인에는 'See EU Later'라는 풍자적인 글이 올라왔다. 2016년 6월 23일, 우리는 역사적인 순간인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투표인 브렉시트(BREXIT) 투표 결과를 맞았다. 이번 브렉시트 국민 투표의 투표율은 총 75% 미만이고, 찬성과 반대의 표 차이는 4% 이내였다. 해외 언론은 물론이고, 국내 언론 역시 브렉시트 결과 발표 이후 연일 해당 기사를 앞 다퉈 1면에 싣는 등,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필자가 글을 쓰는 지금도 실시간 검색어 1위가 브렉시트, 영국 EU 탈퇴 등인데, 그렇다면 왜 전국민의 관심이, 사실상 지리적으로 대한민국과 멀리 떨어져 있는 영국의 EU 탈퇴에 큰 관심을 갖는 것일까. 그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자.
첫째, 영국은 국내의 주식 시장 투자 비율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실제 영국의 대한민국 주식 시장 투자 비율은 미국에 이어 2위로, 약 36조원에 이르는 큰 금액의 투자 자금 규모를 지니고 있다. 브렉시트로 인해서 영국 경제는 복잡성이 높아지게 됐다. 즉, 불안 요인이 증가하게 되는데, 대부분 기업들을 생각해 보라. 자신의 입지가 불안해 지면, 어떻게 되는가. 다른 곳에 투자했던 금액을 회수해 내실을 다지려고 하지 않겠는가. 즉, 국내 주식 시장에 영국이 더 투자할 가능성은 낮아지고, 오히려 주식 시장에 이미 투자한 금액을 다시 회수할 지도 모른다. 이를 증명하듯 전 세계 금융 시장이 혼란에 빠졌는데, 뉴욕 증시, 코스피지수, 닛케이지수 등이 계속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둘째, 부동산 시장이 악재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앞서 언급한 경제 상황이 위축되면 먼저 위축되는 것이 부동산 시장이다. 앞서 언급한 첫 번째 이유와 같이 영국으로의 자본 유출이 있게 된다면, 경기가 침체되고 시장 심리가 냉각되면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 국내 기업들의 수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이 부분에서 약간 의아해하는 독자들이 있을 것이다. 실제 브렉시트 결과 발표 이후, 원·달러 환율은 상승했다. 이렇게 되면 수출이 증가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브렉시트로 인해 경제적으로 위축되는 국가는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미국발 금융 위기와 유럽발 금융위기 때를 생각해 보라. 앞에서 언급한 첫째, 둘째 이유를 다른 대부분의 나라가 겪을 것이다. 시장 심리의 냉각은 곧 소비 심리의 위축으로 이어지고, 수출에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한 한국이 영국과 새로운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는다면 관세화 되는 문제도 생길 수 있다.
위와 같은 크게 세 가지 이유로 브렉시트는 한국에게 악재라고 보는 시각이 대다수다. 그렇다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 것인가. 우선, 지금은 투표 결과만 나온 상태이지 탈퇴가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현재 탈퇴 협상은 10월에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탈퇴 협상 역시 여러 문제로 난관에 봉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사퇴로 인해 탈퇴협상을 할 새로운 총리도 뽑아야 한다. 또한 리스본 조약이 있으므로 아직까지 최소 2년의 시간이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정답은 이미 나왔다. 영국과 새로운 FTA를 맺기 위해 준비해야 한다. 최소 2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EU FTA의 효과는 지속된다. 이 기간 동안 새로운 FTA를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새로운 FTA를 현재의 한-EU FTA와 최대한 유사하게, 혹은 우리에게 조금이라도 유리한 관계를 맺도록 외교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찰스헤이 주한 영국 대사가 브렉시트와 관련해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은 고무적이다.
또한 불확실한 현재 상황에서 실물 경제 및 금융시장, 외환 시장에 대한 감시와 경계를 늦추지 않고 24시간 모니터링 해야 한다. 현재 이미 우리 정부와 한국 은행은 이번 주말에도 24시간 내내 주변국의 동향을 체크하며 실시간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결정된 일을 되돌릴 수는 없다. 이제는 철저한 정부 및 금융 기관의 대처와 외교적 협상을 준비하며 후일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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