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기기 사용률 10%도 안돼
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 등
R&D단계부터 개발사와 협력
병원에 특화된 기기개발 전략
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 등
R&D단계부터 개발사와 협력
병원에 특화된 기기개발 전략
국내 대형병원들이 국산 의료기기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국내 의료기기 개발업체에 손을 내밀고 있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국내 대형병원들이 의료기기 개발업체와 손잡고 의료기기 개발에 나섰다.
서울아산병원은 현대중공업과 손잡고 보행 재활로봇 '모닝워크'를 개발한 데 이어 종양 치료로봇 '로빈'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또 이 병원은 총 90억원을 투자해 국내 내시경 개발업체 인트로메딕과 '차세대 스마트 융복합 내시경'을 2021년까지 개발해 상용화할 계획이다.
서울성모병원은 인트로메딕과 일회용·휴대용 유무선 내시경을 개발하는 한편 레이저 의료기기 개발업체 지티니웰니스, 보청기 개발업체 알고코리아, 체외진단기기 개발업체 바디텍메드 등과도 의료기기 개발에 손잡았다. 고대구로병원은 체외진단기기를 개발하는 휴마시스, 녹십자MS, 가천대길병원은 엑스레이 검사장비를 개발하는 리스템, 유방암 전용 자기공명영상장치(MRI)를 개발하는 메디퓨처와 각각 의료기기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대형병원의 국산 의료기기 사용률은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고가 제품일수록 거의 100% 외산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국산 의료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품질에 대한 신뢰 부족이 주로 꼽힌다. 특히 국내 의료기기 개발업체와 제품의 실수요자인 의사와의 협력이나 의견 교류가 어렵다 보니, 제품을 개발해도 외면받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반대로 의사들이 임상 현장에서 의료기기를 사용하면서 생각한 개선사항이나 새로운 의료기기 아이디어도 실제 제품 개발로 이어지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 대형병원들은 의료기기 연구개발(R&D) 단계부터 국내 업체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실제 병원에서 쓰일 수 있는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영상진단기기, 서울대치과병원은 치과의료기기, 삼성서울병원은 인체삽입형 의료기기, 단국대병원은 레이저 광분야 의료기기, 고대구로병원은 체외진단용 의료기기, 전북대병원은 재활의료기기 등에 특화한 '의료기기 중개임상시험 지원센터'를 운영해 각 분야의 의료기기 업체를 지원하고 있다.
이밖에 병원이 실제 수요가 있는 국산 의료기기의 테스트 공간을 제공하고 의사들이 수시로 기업과 만나 함께 R&D를 진행하는 '핵심 의료기기 제품화 기술개발 사업'과, 병원별로 특화된 품목의 R&D 플랫폼을 구축해 국내 의료기기 기업을 지원하고, 의료기기 개발에 필요한 임상적 지식과 의료기기를 직접 사용한 의사들의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병원·기업 상시협력형 R&D 플랫폼 구축사업'을 통해서도 병원과 기업의 접점이 넓어지고 있다. 이 사업에는 현재 분당서울대병원(방사선의료기), 고대안암병원(생체현상측정기기), 서울성모병원(체외진단용기기), 서울대치과병원(치과용기기), 서울아산병원(수술용의료기), 세브란스병원(헬스IT) 등 6개 의료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허영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메디칼디바이스 PD는 "병원과 의료기기 기업 간 협력과 상생의 물꼬를 튼 것에 의의가 있다"며 "의사들이 국산 의료기기의 우수성을 알게 되고 장비를 도입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국내 대형병원들이 의료기기 개발업체와 손잡고 의료기기 개발에 나섰다.
서울아산병원은 현대중공업과 손잡고 보행 재활로봇 '모닝워크'를 개발한 데 이어 종양 치료로봇 '로빈'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또 이 병원은 총 90억원을 투자해 국내 내시경 개발업체 인트로메딕과 '차세대 스마트 융복합 내시경'을 2021년까지 개발해 상용화할 계획이다.
서울성모병원은 인트로메딕과 일회용·휴대용 유무선 내시경을 개발하는 한편 레이저 의료기기 개발업체 지티니웰니스, 보청기 개발업체 알고코리아, 체외진단기기 개발업체 바디텍메드 등과도 의료기기 개발에 손잡았다. 고대구로병원은 체외진단기기를 개발하는 휴마시스, 녹십자MS, 가천대길병원은 엑스레이 검사장비를 개발하는 리스템, 유방암 전용 자기공명영상장치(MRI)를 개발하는 메디퓨처와 각각 의료기기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대형병원의 국산 의료기기 사용률은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고가 제품일수록 거의 100% 외산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국산 의료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품질에 대한 신뢰 부족이 주로 꼽힌다. 특히 국내 의료기기 개발업체와 제품의 실수요자인 의사와의 협력이나 의견 교류가 어렵다 보니, 제품을 개발해도 외면받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반대로 의사들이 임상 현장에서 의료기기를 사용하면서 생각한 개선사항이나 새로운 의료기기 아이디어도 실제 제품 개발로 이어지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 대형병원들은 의료기기 연구개발(R&D) 단계부터 국내 업체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실제 병원에서 쓰일 수 있는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영상진단기기, 서울대치과병원은 치과의료기기, 삼성서울병원은 인체삽입형 의료기기, 단국대병원은 레이저 광분야 의료기기, 고대구로병원은 체외진단용 의료기기, 전북대병원은 재활의료기기 등에 특화한 '의료기기 중개임상시험 지원센터'를 운영해 각 분야의 의료기기 업체를 지원하고 있다.
이밖에 병원이 실제 수요가 있는 국산 의료기기의 테스트 공간을 제공하고 의사들이 수시로 기업과 만나 함께 R&D를 진행하는 '핵심 의료기기 제품화 기술개발 사업'과, 병원별로 특화된 품목의 R&D 플랫폼을 구축해 국내 의료기기 기업을 지원하고, 의료기기 개발에 필요한 임상적 지식과 의료기기를 직접 사용한 의사들의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병원·기업 상시협력형 R&D 플랫폼 구축사업'을 통해서도 병원과 기업의 접점이 넓어지고 있다. 이 사업에는 현재 분당서울대병원(방사선의료기), 고대안암병원(생체현상측정기기), 서울성모병원(체외진단용기기), 서울대치과병원(치과용기기), 서울아산병원(수술용의료기), 세브란스병원(헬스IT) 등 6개 의료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허영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메디칼디바이스 PD는 "병원과 의료기기 기업 간 협력과 상생의 물꼬를 튼 것에 의의가 있다"며 "의사들이 국산 의료기기의 우수성을 알게 되고 장비를 도입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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