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앱 출현 · 유저 피로감 겹쳐
반짝 인기 그친 LBS 기반 SNS
위치기반 게임 반면교사 삼아야
'탄탄한 콘텐츠'가 장기흥행 핵심
반짝 인기 그친 LBS 기반 SNS
위치기반 게임 반면교사 삼아야
'탄탄한 콘텐츠'가 장기흥행 핵심
미스터피자 제공
최근 세계가 주목하는 '포켓몬 고' 열풍은 얼마나 지속할까. 위치기반(LBS), 증강현실(AR) 기술을 접목한 '포켓몬 고'의 인기가 세계 곳곳에서 입증되면서, 국내 게임 업계에 제2, 제3의 '포켓몬 고'를 만들어야 한다는 초조함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불과 5년 세계를 휩쓴 '포스퀘어'로 대표되는 LBS 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열풍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당시 선풍적 인기를 끌었지만, 3~4년도 채 안 돼 역사 속으로 사라진 이 SNS에서 위치기반 서비스 게임이 '반면교사'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2009년 미국 포스퀘어가 출시한 포스퀘어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위치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단순 GPS를 이용한 위치정보 공유를 넘어 게임 요소를 가미한 땅따먹기 개념의 서비스다. 스마트폰에 포스퀘어를 내려받아 자신이 방문한 장소에서 '체크인' 버튼을 누르면 지도에 내 위치가 표시, 한 장소에서 가장 많이 체크인한 사람에게는 '시장'이란 지위와 '배지', 포인트 등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당시 이 SNS는 LBS를 기반으로 한 게임을 접목한 성공 사례로 평가받았다. 일종의 '보상 개념'으로 게임 요소가 더해져 출시 1년도 채 안 돼 하루 평균 100만 이용자가 다녀갔고, 포스퀘어를 활용한 마케팅이 급증할 만큼 돌풍을 일으켰다. 업계에선 '제2의 트위터'가 될 것이란 극찬까지 쏟아졌다.
포스퀘어의 세계적 인기에 힘입어 국내에서도 LBS 기반 SNS가 줄줄이 쏟아져 나왔다. '아임 인', '런파이프', '씨온', '플레이스' 등이다. 이 중 KTH가 선보인 '아임인'은 아무도 가지 않은 장소에 제일 먼저 발 도장을 찍으면 '콜럼버스' 배지를 주는 게임 요소를 가미해 인기를 끌었다.
돌풍은 오래가지 않았다. 포스퀘어는 2010년 3월 중순부터 2012년 12월 중순까지 미국 iOS용 앱 다운로드 순위에서 100위대를 유지했지만, 2012년 말부터 경쟁 앱의 출현에 가입자 성장세가 둔화하고 기존 사용자의 피로감이 늘면서 2013년 말부터 500위~1000위권 밖으로 떨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LBS 기반의 서비스들은 장기적으로 이용하기엔 장벽이 매우 높다"며 "사용자를 오랜 기간 움직일 수 있게 만드는 서비스들이 몇이나 될 수 있겠냐"고 말했다.
이에 '포켓몬 고' 역시 초반 열풍이 장기흥행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단 의견이 나온다. 2010년 세계 최초로 모바일 AR 게임을 출시한 김희관 전 제니텀 대표는 "PC든, 모바일이든 진입 장벽이 조금만 높아져도 이용자 절반이 떨어져 나가는 게 게임의 특성"이라며 "'포켓몬 고' 역시 장기적 관점에서 얼마나 오래갈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시 초반에는 호기심에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지만, 얼마 못 가 '밖으로 나가서' 하는 게임에 부담을 느끼는 이용자가 많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그는 LBS 서비스 한계에도 '포켓몬 고'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김 대표는 "지금 '포켓몬 고' 이용자는 '포켓몬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란 이들이 대다수"라며 "콘텐츠가 만들어진 지 무려 20년이 흘렀지만, 지금도 새로운 내용의 포켓몬 애니메이션이 TV에 방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게임 역시 포켓몬의 탄탄한 서사구조에 따라 콘텐츠가 무궁무진하게 활용될 것"이라며 "이를 어떤 식으로 풀어갈지가 장기흥행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2의 포켓몬 고' 승부도 기술이 아닌 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앞으로 게임 승부는 기술이 아닌 콘텐츠 싸움이 될 것"이라며 "이용자를 밖으로 뛰쳐나갈 수 있게 할 만한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싸움의 승패를 가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채희기자 poof3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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