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항원을 면역세포로 전달
단백질 나노입자 '인캡슐린'
암세포만 공격 맞춤형 치료
단백질 나노입자 '인캡슐린'
암세포만 공격 맞춤형 치료
강세병 UNIST 교수팀
국내 연구진이 암세포만 골라 공격하는 맞춤형 면역세포를 만드는 백신 기술을 개발했다.
강세병 UNIST 교수(생명과학부·사진)팀은 항원(병원체)을 면역세포로 전달하는 단백질 나노입자 '인캡슐린'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인캡슐린은 항원을 면역세포의 일종인 수지상세포로 전달하며, 이를 통해 항원만 공격하는 면역세포를 대량으로 만들어내도록 한다. 수지상세포는 특정 항원을 잡아먹고 표시를 남긴다. 이 표시를 보고 아직 분화되지 않은 면역세포인 'T세포'가 특정 항원을 공격하는 '맞춤형 T세포'로 성장한다. 이 과정에서 인캡슐린은 수지상세포로 특정 암 항원을 잘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흑색종양을 발생시킨 생쥐를 이용해 맞춤형 T세포가 실제로 암세포를 공격하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인캡슐린을 이용한 백신이 흑색종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효과를 모두 나타냄을 확인했다. 인캡슐린으로 항원을 전달해 만들어낸 맞춤형 T세포는 항원만 전달한 경우보다 효과적으로 암 성장을 억제했다.
기존 백신들은 바이러스나 세균성 질환 같은 감염병 예방에 주로 사용됐다. 질병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 유사체나 죽은 세균체를 직접 써서 몸에 항체를 형성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런 백신은 일부 바이러스의 유전체나 세균체가 체내에 남아 부작용이 생기는 단점이 있었다. 또 이들은 감염성 질환의 예방에만 한정적으로 사용돼 암 같은 비감염성 질환에는 적용되지 못했다.
강세병 교수는 "항원 전달 백신은 감염성 질환에 집중돼 있던 백신 개발의 한계를 넘을 것"이라며 "암뿐 아니라 류머티즘, 파킨슨병 같은 비감염성 난치질환에도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분야 학술지 'ACS 나노'에 게재됐다.
남도영기자 namdo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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