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 손상이 없고 예후 역시 좋다고 알려졌던 '분지망막동맥폐쇄' 환자에게서 심각한 시력 손상이 생길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학교 안과 우세준 교수·조관혁 임상강사 연구팀은 분지망막동맥폐쇄 환자 66명을 대상으로 시력 손상 여부와 원인에 대해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이 분석한 환자 중 56%(37명)는 시력저하가 발생했으며, 이 중 28.8%(19명)는 6개월이 지난 후에도 시력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망막동맥폐쇄증은 눈으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액인 망막동맥이 막혀 시력이 감소하는 질환으로, 막힌 부위에 따라 중심망막동맥폐쇄와 분지망막동맥폐쇄로 구분한다. 보통 중심망막동맥폐쇄는 급격한 시력장애를 일으키고 예후도 좋지 않지만, 분지망막동맥폐쇄는 비교적 예후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연구팀이 분석한 결과, 분지망막동맥폐쇄로 인해 환자의 절반 이상이 초기시력이 저하를 겪었으며 10명 중 약 3명은 영구적인 시력장애가 발생했다.
연구팀이 시력 손상이 발생한 원인을 분석한 결과, 황반에서 시신경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유두황반 신경다발'에 허혈성 손상이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시력을 결정하는 주요 인자인 시신경과 황반의 상태가 아닌, 이를 연결해주는 유두황반 신경다발의 상태가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처음 밝혀낸 사례다.
우세준 교수는 "망막동맥폐쇄는 시력의 예후가 좋지 않지만 이를 치료할 방법은 제한적인 질환"이라며 "연구결과와 같이 초기 시력이 좋지 않던 분지망막동맥폐쇄 환자의 절반 정도는 추후 시력이 호전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질환 초기에 세밀한 검사를 통해 최종 시력 예후를 예측하고 예방적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안과학회지'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