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간 2280건 계약에 그쳐
첫날 거래량이 전체의 50%
첫날 거래량이 전체의 50%
한국거래소가 사상 최초로 해외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상품인 '유로스톡스50 선물'을 상장했으나 기관과 개인투자자 모두에게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1일 거래소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유로스톡스50선물의 한 달간(6월 27일~7월 27일) 계약은 총 2280건에 그쳤다. 이마저도 상장 첫날 1142건이 계약돼 첫날 거래량이 전체 거래량의 절반(50.0%)를 차지했다. 심지어 7월 21일엔 단 2건의 계약만 체결되기도 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투자자들의 유렉스 상장 유로스톡스50 선물 거래량은 일평균 2만1152계약으로 국내 상장 유로스톡스50 선물 일평균 거래량(99건)의 200배를 넘는다.
전문가들은 이 같이 거래량이 극히 미미한 이유로 무엇보다 거래시간 차이를 꼽는다.
선물거래는 기초자산의 변동성이 커져야 발생하는 것인데 국내에서 유로스톡스50 선물을 활용할 동안 실제 원 상장지인 독일의 파생상품거래소(유렉스·Eurex)는 닫혀있어 변동성이 제로(0)가 된다는 것이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선물은 증거금을 내고 보유자산보다 더 크게 매매할 수 있는 레버리지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기초자산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매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국내 증권사에서도 거래소에 상장된 유로스톡스50 지수 선물을 활용하는 주가연계증권(ELS)는 발행하지 않고 있다. 한 선물업계 관계자는 "ELS 상품에서 유렉스 상장 유로스톡스5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하는 ELS는 꾸준히 발행중인 반면 거래시간 차이로 인해 기초자산을 국내 상장 유로스톡스50 선물로 이용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스톡스50 선물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인지도가 부족한 점도 거래량이 미미한 이유 중 하나다. 국내 시간대에 원화로 결제가 가능해 거래소가 개인 투자자들의 유입을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개인투자자들은 한 달간 단 54계약만을 체결했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이후 현물인 유로스톡스50 지수가 급등해 선물로 위험분산(헷지)할 필요성이 없어진 점도 거래량이 부진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브렉시트 후 2704.34포인트까지 하락했던 유로스톡스50지수는 27일 기준 3006.95까지 회복했다. 최 연구위원은 "유로스톡스50지수가 브렉시트 이후 상승추세로 전환하면서 미래위험에 대한 헷지의 절실함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거래소는 국내 상장 유로스톡스50 선물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 관계자는 "유로스톡스50 선물의 인지도가 부족한 점을 인지하고 있다"며 "인터넷 배너광고, 거래소 홈페이지 광고와 함께 외국계 시장조성자(LP)를 도입하는 방법 등 다양한 각도에서 유로스톡스50 선물 활성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성엽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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