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법조계 "실효성 없다" 비판
개인정보 비식별화 가이드라인
구체적 법률 · 시행령 나오기 전
빅데이터 활용 나서기 어려워
개인정보 비식별화 가이드라인
구체적 법률 · 시행령 나오기 전
빅데이터 활용 나서기 어려워
빅데이터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마련한 '개인정보 비식별화 가이드라인'의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각계에서 이어지고 있다.
7일 산업계와 법조계는 행정자치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등이 마련한 이번 가이드라인에 대해 '의미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행자부와 방통위는 개인정보를 해당 개인과의 연관성을 가린 뒤 이를 복수 단위로 묶어 빅데이터 분석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주요 지적사항으로는 △법적 한계점 △새로운 대안 부재 △불완전한 보호 조치 등이 꼽히고 있다. 법적 한계점에 대한 지적은 산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이 법적 유권해석 차원에서 나온 것이라 의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걸로 뭘 적극적으로 하기에는 법적 부담이 있다"고 밝혔다. 즉 구체적인 법률이나 시행령 등으로 나오지 않는 이상 사업자가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빅데이터 활용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주장에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도 동참했다. 연구소는 최근 '개인정보 비식별화기술의 쟁점 연구' 보고서를 통해 "여전히 개인정보 해당 여부에 관한 사법적 판단의 참고자료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식별화기술과 관련해 개인정보의 보호와 산업적 활용을 조화시키는 방안으로 △개인정보의 정의에 관한 법 개정 △비식별정보의 유통에 대한 당국의 관리체계 △법체계 정비와 함께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개인정보의 콘트롤타워로 강화하는 등의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 새로운 대안이 부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금융사 IT 담당자는 "기존에 논의된 사항들을 단순히 정리한 것에 불과하다"며 "일종의 유권해석 차원에서 없는 것보다는 낫지만, 기존 내용만 되풀이 된 상황에서 이걸로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할 요인은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법조계에서는 여전히 불완전한 보호 조치라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k-다양성 등 통계학적 방법론을 제시해 적정성 평가방법을 명시하긴 했지만, 여전히 민감한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경환 법무법인 민후 대표변호사는 "해외에서는 비식별화한 데이터를 가명(Pseudonym)으로 대체한 뒤 대상자와의 연결성을 제거한 데이터를 사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이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재운기자 jwlee@dt.co.kr
7일 산업계와 법조계는 행정자치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등이 마련한 이번 가이드라인에 대해 '의미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행자부와 방통위는 개인정보를 해당 개인과의 연관성을 가린 뒤 이를 복수 단위로 묶어 빅데이터 분석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주요 지적사항으로는 △법적 한계점 △새로운 대안 부재 △불완전한 보호 조치 등이 꼽히고 있다. 법적 한계점에 대한 지적은 산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이 법적 유권해석 차원에서 나온 것이라 의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걸로 뭘 적극적으로 하기에는 법적 부담이 있다"고 밝혔다. 즉 구체적인 법률이나 시행령 등으로 나오지 않는 이상 사업자가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빅데이터 활용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주장에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도 동참했다. 연구소는 최근 '개인정보 비식별화기술의 쟁점 연구' 보고서를 통해 "여전히 개인정보 해당 여부에 관한 사법적 판단의 참고자료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식별화기술과 관련해 개인정보의 보호와 산업적 활용을 조화시키는 방안으로 △개인정보의 정의에 관한 법 개정 △비식별정보의 유통에 대한 당국의 관리체계 △법체계 정비와 함께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개인정보의 콘트롤타워로 강화하는 등의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 새로운 대안이 부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금융사 IT 담당자는 "기존에 논의된 사항들을 단순히 정리한 것에 불과하다"며 "일종의 유권해석 차원에서 없는 것보다는 낫지만, 기존 내용만 되풀이 된 상황에서 이걸로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할 요인은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법조계에서는 여전히 불완전한 보호 조치라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k-다양성 등 통계학적 방법론을 제시해 적정성 평가방법을 명시하긴 했지만, 여전히 민감한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경환 법무법인 민후 대표변호사는 "해외에서는 비식별화한 데이터를 가명(Pseudonym)으로 대체한 뒤 대상자와의 연결성을 제거한 데이터를 사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이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재운기자 jwle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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