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사업자 등 반대측
"지도반출·데이터저장 별개
서버설치 문제해결 못해"
"클라우드플랫폼기반 제공
데이터센터 분산·저장해야"
구글 똑같은 주장만 되풀이
"지도반출·데이터저장 별개
서버설치 문제해결 못해"
"클라우드플랫폼기반 제공
데이터센터 분산·저장해야"
구글 똑같은 주장만 되풀이
국회서 구글 지도반출 토론회
국내 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을 허용해야 국내 지도(구글맵)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구글의 주장은 억지이며, 구글이 국내에 서버를 설치하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법인세 등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야 간사 주최로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간정보 국외반출이 공간정보 산업에 미치는 영향' 정책 토론회에선 구글에 한국 정밀 지도 반출을 허락할 것이냐를 놓고 정치권은 물론 산업계의 첨예한 의견 대립이 이어졌다. 특히 구글이 국내 서버 설치만으론 구글맵의 한국 지도 서비스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자, 국내 네이버 등 산업계와 학계 인사 등은 구글이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구글을 대표해 토론회에 참석한 권범준 구글 지도 프로덕트 매니저 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구글은 보안성과 서비스 효율성, 안정성을 위해 지도 데이터를 클라우드 서버에 분산해 저장한다"며 "모든 구글 서비스는 클라우드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구글이 사용하는 데이터가 전 세계 곳곳에 위치한 복수의 데이터센터에 분산·저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구글은 국내를 제외한 8개국 15개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두고 있다.
하지만 학계와 네이버 등 국내 지도 사업자는 구글이 국내법에 따라 서버를 설치하면 문제가 해결된다며 구글의 주장이 억지라고 반박했다. 박병욱 한경대학교 토목안전환경공학과 교수는 "서버를 국내에 둔다는 것은 구글의 조세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지도 반출과 클라우드 데이터 저장은 별개의 문제로, 국내 서버를 둔 후에 클라우드 컴퓨팅 방식에 따른 해외 반출은 다른 문제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영찬 네이버 부사장은 "많은 전문가들이 서버를 국내 설치하면 고정 사업장을 둔 것으로 본다는 세법 때문에 구글이 국내 서버를 두지 않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부사장은 "국내법에 따라 지도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 서버는 국내에 두는 게 맞다"며 "이는 충분히 구글에서 할 수 있는 것인데 하지 않고 있다. 이유는 구글만이 알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도 반출 반대 측은 특히 구글에 대한 일종의 '특혜'로 국내 지도 사업자와 불공정한 게임이 계속되고 있다며 지도 반출을 강력히 반대했다. 구글이 법인세를 내지 않아 세금 혜택을 보고 있는 것은 물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시장 지배력으로 구글 지도를 휴대전화에 선탑재해 국내외 사업자들보다 우위에 서고 있다는 주장이다.
현재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구글이 안드로이드 OS를 쓰는 모바일 기기 제조사에 자사 핵심 앱을 선탑재하도록 요구했다며 수 조원의 벌금 부과를 논의하고 있다. 국내 공정거래위원회도 최근 구글의 이같은 불공정 행위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하는 등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에 대한 혐의를 조사 중이다.
최희원 한국인터넷진흥원 수석연구위원도 이날 "우버도 최근 자체 지도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며 "구글의 독점과 횡포에 대해 걱정하는 이들이 많고, 국내에서 연간매출로 1조~2조원대 매출을 올리는 데도 세금을 내지 않는 구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구글 권 엔지니어는 지도반출 불허를 주장하는 의견이 쏟아지자 "(구글세 등) 지도 반출과는 상관없는 문제로 구글에 좋지 않은 말을 하는 게, (별 피해가 없는데도 피해가 있는 것처럼)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한편 구글 지도반출 신청에 대한 정부 심사 시한은 오는 25일까지다. 국토교통부, 미래창조과학부,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행정자치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7개 부처로 구성된 측량성과국외반출협의체는 25일 최종 심사 결과를 통보하기 앞서 오는 12일 회의를 열어 최종 입장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채희기자 poof3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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