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복색 등 문화적요소 없어
'뺑뺑이' 반복 시스템도 걸림돌
'뺑뺑이' 반복 시스템도 걸림돌
국산 간판 모바일게임이 중국 시장에서 힘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한 넷마블게임즈의 '레이븐',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모바일', 컴투스의 '서머너즈워' 등이 현지에서 기대 이하의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다. 이들 게임의 중국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는 각각 100위, 296위, 104위(8월 7일 기준)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성장률이 2013년 190.6%에서 2014년 25.2%(한국콘텐츠진흥원)로 줄면서 해외 진출은 우리 게임사에 성장 돌파구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게임시장인 중국(2016년 244억 달러 전망, 뉴주)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는 것이 성장의 지름길인 만큼, 중국에서의 성적 부진 원인 파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중국 공략을 위해서는 우선 중국산 지적재산권(IP)과 게임 파워가 점점 강해지고 있는 현지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실제 현재 중국 애플 앱스토어 매출 최상위권(1~3위)은 '몽환서유', '왕자영요', '대화서유' 등 중국 토종 게임이 차지다. 외산 신생 게임이 힘을 받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점점 자체 개발 게임이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며 "북미에서 서비스 이후 2년 넘게 인기를 끌고 있는 '서머너즈워'조차도 중국에서는 인기가 빠르게 식고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중국 시장을 뚫으려면 게임의 현지화 수준이 현지의 문화적 요소를 녹여내는 수준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자국 문화에 자부심이 강한 중국 게임 이용자들의 특징을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산 온라인 총싸움게임 '크로스파이어'(스마일게이트)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연 매출 1조5000억원(2014년 기준) 규모의 이 게임은 매출 대부분이 중국에서 발생한다. 이 게임은 단순히 캐릭터 의상에 변화를 주는 수준이 아니라, 중국 문화 요소를 게임에 녹여낸 점이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금색과 보석 등으로 화려함을 더한 총기, 치파오 등 중국 전통복을 갖춘 캐릭터, 중국풍의 지도 등 현지 이용자 맞춤형 콘텐츠로 초기 이용자 유입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이 게임 IP로 중국 텐센트가 개발한 모바일게임 '천월화선: 창전왕자'도 최근 중국 앱스토어 매출 5위에 오르기도 했다.
중국 이용자 맞춤형 콘텐츠가 레이븐, 서머너즈워, 블레이드앤소울모바일 등 토종 중국 진출 게임에서 아쉬운 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게임 구조적 측면에서 '한국 스타일'을 그대로 가져간 점도 중국에서 토종 모바일게임이 인기를 끄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다수 국산 게임은 이용자가 즐길 콘텐츠가 고갈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용자가 소위 '노가다'라 불릴 정도의 반복 작업을 해야 레벨 승급 및 영웅 탄생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 던전(게임 내 미션 수행 지역)을 돌아다니며 재료를 모아 레벨을 올리는 행위를 반복해야 하는 이 같은 구조는 일명 '무한 뺑뺑이'로 불린다.
중국 게임 업체들은 콘텐츠 업데이트에 수 백명의 개발진을 동원, 수시로 새로운 콘텐츠를 대거 쏟아내, '뺑뺑이'라는 반복 시스템을 과하지 않게 적용하는 게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게임의 과도한 '무한 뺑뺑이' 시스템은 현지 이용자를 지치게 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중국 이용자를 현지 게임에 빨리 뺏기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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