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규제' 입장변화 촉각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현 정부 후반부의 문화체육관광 정책을 책임질 수장으로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내정했다.
사법연수원 23기 출신의 조 내정자는 18대 국회의원(한나라), 여성가족부 장관(2013년 3월~ 2014년 6월), 대통령 비서실 정무수석 비서관(2014년 6월~2015년 5월)을 역임했다. 특히 조 내정자는 여성가족부 장관 시절, 셧다운제의 필요성을 누누이 강조하며, 당시 잇따라 제기되던 셧다운제 폐지 주장을 직접 반박해 온 인물이다. 이 때문에 그가 게임산업 규제 완화 및 폐지를 앞장서서 추진해야 하는 문체부 수장 자리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적인 시각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2011년 11월부터 청소년보호법에 근거해 시행 중인 셧다운제는 16세 미만 청소년의 심야(오전 0~6시) 온라인게임 접속을 강제적으로 차단하는 제도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이 규제 시행 후, 게임 내수시장에서는 1조1600억원 규모의 시장 위축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실제 그는 여가부 장관 시절인 2014년 박근혜 대통령 주재 규제개혁 끝장토론에서 "(강제적 셧다운제가) 2년 정도 시행되면서 98.9% 참여율을 보였다"며 "심야시간대에 온라인게임을 이용했던 청소년들이 62%가 줄었고, 전반적으로 청소년이 게임을 하는 시간이 저녁 시간대로 당겨진 효과가 있다"며 셧다운제를 옹호했다. 또 "셧다운제는 청소년 보호라는 숭고한 목적이 있기 때문에 규제 목적을 지켜야 한다"며 폐지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또 더 나아가 게임사의 매출 일부를 게임중독 기금으로 걷는 방안에도 동의하기도 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산업 대표 악법으로 꼽히는 셧다운제를 찬성해온 조 문체부 장관 내정자가 과연 관련 산업의 규제를 완화, 폐지하는 데 얼마나 관심을 가질지 의문"이라며 "웹보드게임 규제가 완화되고, 등급분류 민간 이양이 추진되며, 온라인게임 결제한도 폐지가 논의되고 있는 현 분위기에 찬물만 끼얹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김또 다른 관계자는 "조 내정자는 그간 게임업계에 미덥지 못한 모습을 보여온 게 사실"이라며 "국회의원 시절에는 셧다운제를 반대하더니, 여가부 장관이 되더니 찬성으로 돌아섰다"며 "불신을 없애려면 게임 진흥책을 우선 펼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조 내정자는 서울 외교부청사 별관에서 기자브리핑 후 셧다운제 등 게임산업 규제와 진흥 방향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즉답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김수연기자 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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