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독감 관련 검색이 늘어나는 것을 보고 독감 확산을 예측해 발표했는데, 이는 미국 보건당국보다 2주 앞선 것이었다."
손영성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초연결통신연구소 실장은 30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2016 감염병연구 분과포럼'에서 ICT 융합기술을 이용, 새로운 접근법으로 감염병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2009년 구글은 세계 각지에서 '독감증세' '독감치료' 등 독감 관련 검색어의 입력 빈도를 지역별로 파악, 독감 유행 수준을 '매우 낮음'부터 '매우 높음'까지 5개 등급으로 구분해 표시하는 서비스 '독감 트렌드'를 제공했다. 당시 이 서비스는 대서양 연안 중부지역에서 감기가 확산될 것이라는 정보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보다 2주 앞서 예측해 화제가 됐다. 구글은 이 서비스를 에너지 수요, 부동산 흐름 파악 등에서 제공하고 있다.
또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필박스(Pillbox)'라는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의약품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이를 수집·분석해 질병의 △발생 장소 △전염속도 △분포 △연도별 증가 등 각종 통계를 확보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1996년부터 약 20년간 전염병 감시정보 시스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작년 메르스 사태 당시 환자감시와 병원체 감시, 매개체 감시, 역학조사, 방역조치 등에 총 8개 부처와 업무 프로세스가 관련됐지만 시스템을 통한 정보연계는 부족했다고 강 실장은 지적했다.
그는 아울러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Cloud), 빅데이터(Bigdata), 모바일(Mobile)이 합쳐진 ICBM 기술을 활용해 국민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면 새로운 대응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IoT 장치를 활용해 체온변화 등을 실시간으로 수집·모니터링하고, 빅데이터 분석기법을 활용해 감염병 발생과 전파경로를 분석·예측하며, 이를 관련 기관들이 공유하는 국가 전염병 실시간 위기 대응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제2, 제3의 메르스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질병 징후를 조기에 분석하고 예측하는 감염병 위기대응 인프라를 구축하면 사회적 불안과 손실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도준 국립보건연구원장은 ICT 융합을 통한 감염병의 초기 대응과 관련,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할 때 전문가 관점에서 깊이 있는 해석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0년 뉴욕타임스가 인플루엔자 백신 부족을 우려하는 보도를 낸 후 관련 검색이 늘어났고, 해당 키워드를 수집한 구글이 인플루엔자 유행 예측을 발표를 했다가 오류로 밝혀진 사례가 있다는 것.
박 원장은 "ICT 융합은 앞으로의 흐름이고 이를 감염병 감시 등에 활용하는 것은 당연히 긍정적이지만 수집되는 자료는 반드시 전문적인 분석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포럼은 국가감염병 R&D를 강화하고 R&D 중점기술 로드맵을 점검하기 위해 추진전략 및 세부 시행계획 등은 오는 10월 제4회 감염병연구포럼에서 발표될 예정이다.김지섭기자 cloud50@dt.co.kr
범부처감염병대응연구개발추진위원회가 30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개최한 '2016 감염병연구 분과포럼'에서 박도준 국립보건연구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범부처감염병대응연구개발추진위원회가 30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개최한 '2016 감염병연구 분과포럼'에서 손영성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초연결통신연구소 실장이 'ICT 융합기술을 통한 국가 감염병 실시간 위기대응 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